ADVERTISEMENT

"김응룡감독 1순위" 입방아 무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백인천 (백인천) 감독의 갑작스런 재계약 포기로 감독자리 하나가 비면서 프로야구계는 예년보다 일찍 감독·코치들의 이동설이 무성하다.
특히 창단 첫해 우승을 차지했다가 올시즌 6위로 곤두박질한 LG의 새 감독자리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야구계의 논객(?)들은 제철을 만난듯 무수한 하마평을 뿌리고 다니며 감독후보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LG구단측은 바깥세상 (?) 과는 담을 쌓고 연일 회의를 계속하는등 인물난에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이다.
과연 누가 LG의 감독을 이어받아 난파 직전인 팀분위기를 일신, 창단 첫해의 감격을 되살릴 수 있을까.
그동안 떠돈 얘기들을 종합해보면 대체로 윤곽을 잡을수도 있을 듯하다.
우선 최근 몇몇 호사가들이 꾸며낸 얘기중에 김응룡(김응룡) 해태감독의 이적설이 있다.

<거액제시 가능성>
김감독은 올해 해태와의 계약이 끝나는데다 현역감독중 최강수 감독을 지냈고 한국시리즈를 다섯차례나 우승시킨 공로등으로 볼때 단연 1순위 후보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LG측에서 거액(?)을 제시하며 끌어당길 경우 지금까지 해태구단에서 받았던 대우에 다소 불만인 김감독이 응할 수도 있다는 개연성이 있기는 하다.
또 어떤 이는 현재 김감독의 두 자녀가 해외유학중이어서 학비보조가 1년에 3만달러정도 소요된다는 점에 착안, LG의 제시액에 따라 이적 가능성이 크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김감독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LG감독이 지명될때까지 참새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될 입장에 있다.
그러나 김감독의 LG 이적설에 대해 대부분의 야구인들은 회의적이다.
그 이유로 야구인들은 김감독의 인간성과 LG의 팀웍 와해를 손꼽는다.
의리의 사나이로 통하는 김감독이 성격상 지난 82년 10월 해태에 입단한 이후 만9년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영욕을 함께 한 해태를 쉽게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광고출연도 거절>
또 평소 몸집에 비해 다소 소심한 김감독이 선동렬(선동렬)이 있는한 앞으로도 계속 상위권에 머무를 해태를 두고 재건의 부담이 있는 LG로 가 그동안 쌓은 명성을 하루 아침에 잃는 모험을 하겠느냐는 분석이다.
최근 김감독은 해태가 제시한 5천만원 상당의 광고출연을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잠깐 수고로 거액을 벌수 있는 기회에 『광고는 모델이 해야하며 감독은 야구만 열심히 하면 된다』 며 사양한 김감독의 성품도 해태잔류의 판단을 짙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아무튼 야구계의 입방아 덕에 김감독의 주가 (현재 연봉5천만원) 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아 해태구단측도 재계약 액수에 골머리를 앓게 된 것이다. 해태구단은 김감독과 선수 때부터 절친한 친구인 태평양 박영길(박영길)감독 (계약금·연봉 각각 6천만원) 보다 많은 액수를 김감독에게 제3자를 통해 확약했다는 것이다.

<미국서 야구수업>
김응룡감독 다음으로 LG감독 물망에 오르는 예비역(?) 은 전삼성감독이었던 정동진 (정동진) 씨.
정씨는 지난해 삼성을 이끌고 페넌트레이스에서는 4위를 차지했으나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에서 연속 승리,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공로를 세웠었다.
그러나 정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맥없이 LG에 내리 4연패를 당하면서 삼성구단측의 분노를 사 하루아침에 유니폼을 벗는 수모를 겪었다.
현재 미국프로야구 토론토 글루제이스에서 야구수업중인 정감독은 지도자 기근의 현상황에서 LG가 택할수 있는 감독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정감독의 내정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정감독이 지난해 LG 때문에 피해 (?) 를 보았다는 사실과 정감독의 친형이 럭키금성그룹 상무로 근무하고 있어 LG와는 인연이 닿아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정감독과 함께 LG구단을 맡고 싶어하는 모씨가 맹렬히 뛰고 있어 이같은 가상이 현실화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강태정씨도 거론>
이밖에 LG감독의 후보로 자천·타천을 받고 있는 인사는 해설가로 활약하고 있는 김동엽 (김동엽)·허구연 (허구연)씨등과 야구가 복귀를 노리는 강태정 (강태정) 씨등이 있다.
이들중 과거에 럭키금성스포츠에서 판촉과장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 허구연씨가 그 인연으로 가장 물망에 오를 수도 있다.
허씨는 현재 MBC-TV에서 공동해설가로 활약하고 있으나 매년 미국프로야구에 자비연수를 가는등 감독복귀의 꿈을 키우고 있어 최소한 수석코치자리라도 차지할수 있는 입장이다.
정동진씨가 감독으로 내정될 경우 미국 야구연수때 신세를 진 허씨에게 수석코치를 맡길 가능성이 높다는게 야구계의 전망이다.
현재 야구 해설가로 활약하고 있는 전OB감독 이광환 (이광환·43) 씨도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씨는 미국야구를 2년간 연수한데다 자율경영을 표방하는 LG 구미에 맞게 일찌감치 자율야구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LG경영층의 호감을 사고 있다는 얘기.
특히 이씨는 LG의 구본무 (구본무구)단주가 『강한 개성을 가진 감독보다는 부드러운 성품을 가진 지도자를 찾으라』 는 지시와도 맞아 떨어져 갑자기 1∼2순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그러나 이감독은 같은 서울연고의 OB에서 성적부진으로 도중하차했다는 점이 LG의 자존심과 관련, 취약점이 되고 있다.
한편 LG구단측은 외부인사의 영입이 여의치 않을 경우 최후 수단으로 내부 코치진을 승진시켜 1∼2년간 끌고 갈수도 있다.
이럴 경우 백인천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를 지낸 조창수(조창수)씨를 감독대행이란 꼬리를 달아 전면에 내세울수도 있으나 백감독과의 행동통일을 외치고 있는 조코치가 선뜻 응할지도 의문이다.

<코치이동 많을듯>
이밖에 김재박 (김재박) 이나 이광은 (이광은) 을 전폭적으로 승진시겨 감독으로 쓴다는 허무맹랑 (?) 한 아이디어도 속출하고 있으나 연륜·경험부족등으로 전혀 불가능할 것이라는게 정설.
LG감독 하마평으로 때이르게 인사파동이 일고 있는 프로야구계는 하위권 OB·쌍방울등의 수석코치진 이동도 예상돼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태평양은 시즌중 박영길감독과 투수교체 문제로 감정이 엇갈린 신용균 (신용균) 수석코치가 팀을 떠날 것으로 보이며 신임 윤동균(윤동균) 감독이후 노련한 수석코치가 필요한 OB가 신코치 영입을 위해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삼성의 유백만 (유백만) 수석코치 후임문제와 작고한 임신근 (임신근) 코치의 공백을 메워야하는 쌍방울등 8개구단 모두 크고 작은 코칭스태프 인선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도자 기근의 한국프로야구가 맞고 있는 인사의 계절에 어느 누가 행운을 잡을수 있을 것인지, 프로야구계는 스토브리그에서도 불꽃튀는 열전이 펼쳐지고 있다.

<권오중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