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영암에는 국립공원 월출산(8백9m)에 매료돼 사계절 내내 계곡을 넘나들며 사진을 찍고 시를 쓰는 이색 영상시인이 있다.
「월출산 시인」으로 더 알려진 사진작가며 등산가인 박철씨(38). 그는 중학교2학년 가을소풍때부터 월출산 경관에 매료돼 수백차례나 월출산 계곡과 산허리를 오르내렸다.
처음엔 그저 배낭만 지고 산을 찾았지만 차츰 카메라를 들고나섰고 그것도 부족해 시를 쓰기 시작했다.
『월출산은 후덕하고 개성있는 산입니다. 온갖 기암괴석으로 뒤덮인 바위산이면서도 골이 깊고 기화요초와 갈대가 자라는 멋쟁이죠. 특히 겨울철 설경은 벅찬 감흥을 일으키고 도처에 절경을 연출합니다. 시가 살아있는 산이지요.』
81년이래 네차례나 월출산 사진전을 가졌던 그는 85년 국내 처음으로 영상시전을 개최했다. 자신이 사진을 찍고 그 속에 시를 담아낸 것.
『산이더라 바위더라 생명이더라/억년 눈 비 바람에 씻겨내린/여기는 바위들이 모여사는 곳/산등성이 골짜기마다/넘쳐나는 이야기/사시사철 세월따라/또 다른 이야기/산이더라 바위더라 꽃이더라/뒤돌아서 다시한번 되뇌어보는/여기는 전설어린 돌들의 고향…』
86년인 영상시집 『도시의 나그네』를 출간하는등 시집만도 5권이나 낸 그는 90년 월간 『아동문학』에서 신인상을 수상했고 올봄에는 함평샛별문학상을 수상한 등단작가다. 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이기도한 그는 영암문화원 기관지 『월출의 맥박』편집주간을 맡기도했고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신북교회 교사로도 활약하고있다. 【영암=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