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거리 2500㎞ 잠수함 발사 미사일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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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 기술을 응용해 사(射)거리가 2500km를 넘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했다고 미 의회 조사국(CRS)이 최신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런 사거리는 북한이 보유한 노동 미사일(1300km)이나 대포동 1호(1500~2500km)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한반도 전역과 일본은 물론 괌이나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CRS는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 보고서'에서 "북한은 1990년대에 스커드 미사일보다 정확도가 높은 SLBM인 옛 소련제 R-27(SS-N-6)을 수입해 성능 개선 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SLBM은 바다 속에서 적의 방어망을 뚫고 목표 지점에 최대한 가깝게 접근하는 잠수함에서 발사되므로 육상 기지나 폭격기로 운반되는 것보다 훨씬 위협적인 전략무기다.

따라서 사거리 2500km 이상의 SLBM은 대포동 2호 미사일보다 미국에 더 위협적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해군은 1993년 9월 러시아에서 골프-II급 잠수함 10척과 폭스트롯급 2대를 고철용으로 수입하면서 SLBM 관련 기술을 상당 부분 획득했다.

북한에 인수될 때 잠수함의 미사일과 발사시스템 등은 제거됐지만 발사관과 미사일의 정확도를 높이는 안정화 시스템 등은 고스란히 넘어갔다는 것이다. 골프-II급 잠수함은 R-27보다 소형 미사일인 R-21(SS-N-5)을 장착했던 것이지만 북한은 이를 응용해 R-27 미사일 개량 사업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기술진의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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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S는 북한이 R-27을 개량해 기존 미사일 발사 잠수함인 골프-II급은 물론 어뢰 발사만 가능하던 로미오급 잠수함(북한 22척 보유), 심지어 일반 화물선에서도 발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이 미사일 시스템을 외국에 판매하려고 시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잠재적 고객으로 최근 선박 발사 미사일을 시험한 이란을 꼽았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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