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국가 일본이 피해자처럼 행동"

중앙일보

입력 2005.03.17 21:01

업데이트 2005.03.1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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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이 15일 이스라엘에서 열린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역사박물관 개관식에 초청받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 등 독일 언론은 이스라엘 신문 예디오트 아로노트를 인용, "이스라엘이 미국.프랑스.독일.영국 등 전 세계 40여개국의 지도자를 초청했으나 일본인은 단 한 명도 초대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행사는 1995년 고(故)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 장례식 이후 이스라엘에서 열린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였다.

FAZ는 "일본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미국의 행위를 유대인 대학살 사건과 비교하려고 계속 시도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자칫 일본을 초청했다가 행사의 의미가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600만 명 이상의 유대인이 희생된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가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범죄라고 강조해 왔다.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 전범 국가로 가해자인 일본이 홀로코스트를 빗대 피해자인 양 처신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독일 언론들은 해석했다.

이번 개관식에 참석한 독일의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은 "홀로코스트는 독일 역사 가운데 가장 어두웠던 순간"이라고 회고했다.

이날 독일 dpa통신은 "피셔 장관이 이번 박물관 개관은 감동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하면서 독일의 역사적.도덕적 책임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전했다.

새로 문을 연 역사박물관은 예루살렘의 야드바셈 단지에 지어졌다. 5600만 달러(약 560억원)를 들여 10년간의 공사 끝에 완공됐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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