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방송 프로그램의 저작권 문제를 둘러싼 KBS와 한국 방송작가 협회(이사장 김수현)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TV프로그램 불 방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6일 작가들의 단계적인 집필거부로 녹화분이 없어 25일부터 드라마·코미디 프로그램 등 이 불방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일부 프로의 방송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29일 KBS-lTV 인기 주간 극『서울뚝배기』, 2TV『하늬바람』『무지개 장군들』『웃는 날 좋은 날』『쓰리랑 가족』과 이후『사랑이 꽃피는 나무』『손자병법』『야망의 세월』『유머 일 번지』『쇼 비디오자키』등 이 줄줄이 방송이 못 나가게 됐다.
KBS측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긴급 편성 안을 마련,『서울뚝배기』대신 세계 탁구선수권대회 중계와 함께 외화·특선 다큐멘터리 물 등으로「땜질 편성」해 나가고 있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프로를 볼 수 없게 된 이같은「시청권의 박탈」이면에는 KBS측과 작가협회 측의「저작권」을 둘러싼 팽팽한 입장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16일 이후 29일 오전까지 양측은 다섯 차례 협상을 가졌으나 서로『시급히 방송을 정상화시킨다』는 식의 의지표명에만 그칠 뿐 쟁점인 영상 제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둘러싼 법적 해석차이와 KTE(미주 한국방송) 판매 분에 따른 89∼90년도 비디오 복제물 사용료 문제는 좀처럼 타결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KBS측은『저작권법에 규정된 재사용 및 복제·배포 권의 문구를 협약 안에 넣자』는 입장인데 반해 작가협회 측은『법으로 보장돼 있는데 구태여 넣을 필요가 없다』며 무슨 저의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KBS측은 이에 대해『지난 1월 작가협회가 MBC측과 협약을 맺은바 있으나 우리측과는 사정이 다르다』며『작가협회가 주장하는 KTE 판매 분에 대한 89∼90년 도 사용료는 순이익의 90%이상에 상당하는 무리한 요구액수며 협회 측의 주장인 저작권도 결국은 돈 문제다』고 말했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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