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0만 년 전에도 벌레는 위장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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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타원형 잎사귀 모양을 한 잎벌레 화석(사진(左))과 요즘의 입벌레들. [독일 본 대학 연구팀.위키피디아 제공]

보통 벌레들은 새나 다른 천적을 피하기 위해 나뭇가지나 잎사귀 등 자연의 일부분처럼 자신의 모습을 위장한다. 이 위장술이 진화 과정에서 수백만 년 전부터 나타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뉴욕 타임스는 26일 4700만 년 전에 살았던 잎벌레가 요즘 잎벌레와 매우 흡사한 위장술을 구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내용은 화석의 보고로 알려진 독일 헤센주 메셀 지방에서 본 대학의 소냐 베트만 교수 등 연구진이 발굴해 분석한 뒤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에오필리움 메셀렌시스(Eophyllium messelensis)'라는 학명을 지닌 이 벌레의 화석이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길이가 6㎝ 정도인 이 벌레 화석은 앞다리가 머리를 감쌀 수 있는 모양으로 구부러져 있다. 또 같은 곳에서 함께 발굴한 식물 화석의 잎사귀를 그대로 닮은 모양을 하고 있다. 따라서 요즘 잎벌레처럼 적의 공격을 받으면 머리를 몸통에 박아 몸 전체를 잎 모양으로 만든 채 장시간 꼼짝하지 않고 매달려 있었을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잎 모양을 한 잎사귀가 새나 다른 천적의 공격을 받을 확률이 적기 때문에 살아남아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줄 가능성이 크다. 자연 선택이 이뤄진 전형적인 경우다.

베트만 교수는 "4700만 년 전에도 벌레들이 위장술을 썼고, 그 방법이 지금과 매우 흡사하다는 사실이 놀랍다"라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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