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태양력 썼을까

중앙일보

입력 2006.12.10 21:34

업데이트 2006.12.1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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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나라마다 사용하는 달력이 제각각이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서울 을지로의 달력 제작업체 앞에 홍보용으로 전시한 새해 달력을 행인이 살펴보고 있다.[중앙포토]
20일 뒤면 양력으로 새해가 시작된다. 그런데 내년 양력 1월 1일은 음력으로 따지면 11월 13일로, 48일이 빠르다. 달력을 만드는 방법(역법)은 어떠하며, 양력과 음력이 차이 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공부한다.

◆역법은 사회적 약속=달력은 1년을 주기로 날짜와 계절을 알려준다. 보통 태양과 달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만드는데, 태양과 달의 움직임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기후 등 지구 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태양과 달 가운데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태양력(양력)과 태음력, 태음태양력(음력)으로 나뉜다.

역법과 시간은 사회적 약속이다. 따라서 역법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개념과 발달 정도가 다르다.

예컨대 하루를 24시간으로 삼은 것은 인위적으로 나눈 것이다. 고대에는 동.서양 모두 12진법을 썼는데, 1년을 12개월,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는 바탕이 됐다. 또 1시간을 60분, 1분을 60초로 나눈 것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60진법을 사용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력=태양력은 지구의 공전주기(365.2422일)를 12달로 나눠 만들었다. 태양력이 처음 사용된 것은 기원전 18세기께 이집트로 알려져 있다. 이집트는 일찍부터 나일강이 범람할 때마다 동쪽 하늘의 일정한 위치에 시리우스(큰개자리 α성)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아냄으로써 태양력을 만들 수 있었다. 이집트인들은 1년을 365일로 정하고, 이것을 30일로 이뤄진 12달과 연말에 5일을 더하는 방식으로 달력을 만들었다.

그 뒤 로마 황제 율리우스 시저(기원전 100~기원전 44)는 시리우스와 태양의 관계를 좀 더 자세히 관측해 1년이 365.25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기존의 태양력을 보완해 1년을 365.25일로 정한 율리우스력을 고안했다.

율리우스력은 기존 태양력에서 남는 0.25일을 모아 4년에 한번씩 하루를 더해 366일을 1년으로 하는 윤년을 뒀다. 윤년에는 2월을 하루 늘려 29일로 했다. 그러나 율리우스력은 실제의 1년보다는 0.0078일(약 11분)이 길었다. 따라서 대략 130년마다 하루씩 길어져 16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달력상의 춘분이 실제보다 10일 정도 늦어졌다.

율리우스력의 오차는 4세기 이후 3월 21일을 춘분으로 삼고, 이 날을 기점으로 부활절을 정하던 가톨릭교회에서는 골칫거리였다. 1582년에 이르러 결국 로마 황제 그레고리우스 13세는 율리우스력의 단점을 보완해 현재의 양력을 만들었다. 그래서 태양력을 그레고리력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레고리력에서는 4년마다 윤년을 넣되, 4와 100으로 함께 나뉘는 연도(1700, 1800년 등)는 기존처럼 윤년이 아닌 평년으로 정했다. 그러나 100과 400으로 동시에 나뉘는 해(2000년 등)는 윤년으로 규정했다. 따라서 그레고리력에서는 400년마다 97회의 윤년이 들어간다.

우리나라는 1896년부터 대한제국 고종(1852~1919) 황제가 칙령을 내려 태양력(그레고리력)을 썼다.

◆태음력=태음력은 달의 공전주기(평균 29.53059일)를 한 달의 기준으로 삼는다. 한 달의 길이는 29일 또는 30일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기원전 3000년께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에 따라 달력을 만든 데서 유래했다. 하지만 태음력은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계절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태음력의 1년은 354.36일로 태양력의 1년인 365.24일보다 11.25일이 짧다. 그래서 3년이 지난 뒤 음력 날짜는 태양의 움직임과 약 33일 차이가 발생해 날짜와 계절이 일치하지 않았다. 8월에 한겨울이 되고, 1월에 한여름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슬람 국가에선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음력을 사용하듯 양력과 태음력을 함께 쓴다.

◆태음태양력=태음태양력은 윤달과 24절기를 만들어 계절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태음력을 보완한 역법이다. 윤달은 태음력과 태양력의 날짜 차이를 메우기 위해 19년에 7번씩 넣었다. 약 3년을 주기로 1년이 13개월이 된다.

24절기는 3000년 전 중국 주나라 때 태양의 운행을 기준으로 만들었다. 태음력에 태양력을 결합해 보충한 셈이다. 태양이 운행하는 궤도(황도)에 15도마다 24개 점을 표시해 입춘.우수.경칩 등의 이름을 붙였다. 따라서 입춘.입동 등 24절기는 음력이 아닌 양력이다.

음력으로 쇠는 설.추석 등 명절은 해마다 날짜가 크게 바뀌지만 양력으로 정해진 24절기는 날짜 변동이 거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계절 변화를 잘 반영해 농경사회의 유용한 생활 지표가 됐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이후 태음태양력을 처음 사용했다.

조종도 기자, 장욱 기자

생각키우기

①자신의 생일을 양력과 음력으로 비교한 뒤 그 날짜 신문을 스크랩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봐요.

②나라마다 사용하는 역법이 다르다면 어떤 혼란이 일어날까요?

③어부나 농부에게 음력이 꼭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④24절기가 태음력의 단점을 어떻게 보완했는지 설명해요.

⑤'윤동짓달에 빚을 갚겠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⑥1777~2050년에 윤달이 든 해의 월 수는 5월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4월과 6월 순입니다. 그러나 1월과 12월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⑦윤달 풍속 때문에 울상짓는 업체와 이익을 보는 업체를 아는 대로 들어보세요.

⑧현재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태양력에 윤년이 없을 경우 100년 뒤 춘분 날짜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⑨태음력을 사용하는 이슬람 국가들은 라마단(이슬람력 9월) 기간 동안 단식을 하는데, 라마단이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이유는?

⑩우리나라는 음력 1895년 11월 17일을 양력 1896년 1월 1일로 정하면서 1895년 11월 18일~12월 31일이 역사에서 사라졌습니다. 지금 없어진 일수만큼 다시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지 3분 동안 발표하세요.

※참고하세요=2003년 1월 9일자 E27면(수학 응용한 달력), 2006년 2월 3일자 13면(입춘은 왜 매년 2월 4, 5일일까),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www.kasi.re.kr)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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