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안내려고 위장이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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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말이야. 양도소득세를 안 내기 위해 '위장 이혼'하려는 부부들이 강남에 있는가봐 . 최근 3건의 '협의 이혼'상담을 했는데 모두 양도소득세를 안 내기 위한 것이더라고. "

서울 서초동에서 합동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 변호사는 최근 기자를 만나자마자 이런 얘기부터 꺼냈다.

김변호사는 "정말 강남 사람들 대단도 하지. 협의이혼을 하면 집이 두 채라도 양도세를 안내도 된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그래도 말이야. 아무리 수억원대의 양도세를 아낄 수 있다 해도 이혼이라는 게 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8일 통화한 강남구청 공무원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 공무원은 "요즘 새로운 뉴스거리 없습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통계로 확인은 안되지만 요즘 양도세를 안 내기 위해 이혼하는 부부들이 있다고 하네요"라고 답했다.

강남구청 공무원의 말대로 '확인'은 안되지만 내년부터 실행되는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이혼카드'를 꺼내는 강남사람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이혼으로 양도세를 면제 받는 방법은 예상외로 간단하다. 일단 협의이혼을 하고 양도세를 안내도 되는 방식으로 재산을 나눠가지면 된다.

협의이혼은 양 당사자가 이혼신청서를 작성한 후 가정법원에 출석해 판사의 확인을 받아 신고하면 된다. 이혼이유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다만 이혼할 때 재산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양도세는 갈린다.

만약 재산을 각각의 명의로 등기할 때 등기 원인을 '이혼으로 인한 위자료 지급'으로 하면 소득세법상 부동산을 양도한 것으로 간주돼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또 '증여'로 하는 경우 증여세가 부과된다. 그러나 '재산분할청구에 의한 소유권 이전'으로 하면 양도 및 증여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부부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재산을 이혼으로 인해 각각 나누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예컨대 강남에 아파트를 두 채 보유한 부부가 이혼 절차를 밟아 각자 한 채씩 아파트를 나눠가지면 법률상 '1가구 1주택자'가 되는 것이다.

이때부터는 여러 가지 '옵션'이 있다. 각각 '1가구 1주택'인 상태에서 '1가구 2주택자'에게 지워지는 양도세 중과 규정을 피해 두 채 중 한 채를 팔 수 있다. 이럴 경우 아파트를 판 후 '재결합'하면 양도세 문제를 해결하고 '아무 문제없이'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다. 만약 아파트를 파는 게 여의치 않을 경우 일단'재결합'한 후 훗날을 기약해도 된다.

재결합도 당연히'결혼'으로 간주돼 2년간 양도세 중과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세법상 각각 1주택을 소유한 남녀가 결혼으로 1가구 2주택이 된 경우에는 결혼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먼저 양도하는 주택에는 양도소득세가 과세 되지 않는다.

대치동 S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 평형과 산 시점에 따라 3억원까지 양도세를 내는 손님을 봤다"며 "수억원을 아낄 수 있는 방편으로 협의 이혼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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