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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식수 “비상”/원유방출로 담수화 공장 폐쇄 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라크의 원유 해상방출을 놓고 인류사상 최악의 「환경테러」라고 전세계가 규탄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및 바레인·카타르·쿠웨이트 등에서 식수 및 생활용수 비상이 걸리고 있다.
이들 걸프 연안국들은 대부분의 생활용수를 바닷물을 담수화시켜 사용하고 있어 바다가 오염됨에 따라 이러한 담수화 작업이 큰 위협을 받게됐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억1천4백만ℓ를 담수화시키는 주바일담수공장을 비롯,라스타누라·다란 등지에 대규모 담수공장을 갖고 있다.
바레인은 마나르나에,카타르는 도하에 역시 담수공장을 갖고 있다.
또한 쿠웨이트에는 쿠웨이트시에 위치한 2개의 담수공장을 비롯,몇개의 대형공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 망명정부의 한 각료는 쿠웨이트시에 있는 2개의 담수공장이 『당장 폐쇄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히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관계자들도 총길이 1백36㎞에 이르는 원유대가 계속 떠밀려올 경우 담수작업이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수가 오염되고 오염된 해수가 담수시설에 침투할 경우 이를 처리할 기술능력을 가진 기업이나 연구소가 거의 없어 담수작업은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따라서 나중에 이를 복구하는데도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오염된 바닷물이 담수공장에 침투되기 전에 공장을 폐쇄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중동지역에 6년 이상 근무하며 각종 공사에 참여했던 현대건설의 이희경 차장은 『이라크의 경우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을 용수원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담수공장이 없고 이에 따라 별 피해가 없을 것이나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은 생활용수난에 부딪치고 다국적군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차장은 소형선박은 필요한 용수를 모두 싣고 다니나 유조선등 대형선박은 대부분 자체담수처리시설을 이용,용수를 조달하기 때문에 원유방류가 계속될 경우 상당히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총 19억ℓ의 담수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담수공장은 모두 바닷가에 위치해야 하기 때문에 이라크의 원유방출이 계속될 경우 이들 공장이 정상가동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대에 가장 근접해 있는 카프지·사파니야 담수공장에 방제시설을 갖추고 대규모 분해제를 준비해 놓고 있으나 이러한 대비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김석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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