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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株 급등…또 M&A 휘말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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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엘리베이터가 다시 지분 경쟁에 휘말리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5일 증시에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3일 연속 상승하며 8만9천3백원으로 마감했다.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지난달 17일 이후 보름여 만에 세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특히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이 자신들이 운용하는 사모(私募)펀드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71만9천여주(12.82%)를 매입했다고 지난 4일 밝히면서 실제 투자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영권을 노린 세력이 주식을 사모았을 경우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 측은 "경영권 보호를 위해 지분이 더 필요하다면 시장에서 사면 되지 굳이 사모펀드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며 "현재 현정은 회장의 모친 김문희 여사의 지분을 포함해 현대그룹의 우호지분은 충분한 상태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진상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 측은 사모펀드를 통해 지분을 매입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7.15%를 가지고 있는 GMO이머징마켓펀드도 지난 3일 1.25%만 추가로 매입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기 때문에 이들도 사모펀드의 투자자는 아니다. 이 같은 정황으로 증권 업계에서는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실제 펀드의 소유주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KCC 측은 "회사 이름으로는 사모펀드에 출자한 게 없다"며 "그러나 鄭명예회장 개인 자금으로 투자했다면 우리가 알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그룹 우호지분은 김문희씨의 18.57%를 비롯해 현대증권 4.88%, 현대중공업 2.14%, 현대엘리베이터 자사주 1.75% 등 27.34%다.

반면 KCC 측의 지분은 3.1%에 불과하지만 지난 8월 해외투자자의 지분 매입에 따라 범 현대가가 사들인 지분 13.1%를 합치면 16.2%를 가지게 된다.

결국 양측의 지분율은 27.34%대 16.2%의 차이인데, 이번 사모펀드를 통해 사들인 12.82%는 경영권 향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김준현.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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