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다 웃었다...조선3사 13년 만에 동반 흑자 노린다

중앙일보

입력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31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2458억원, 영업이익 398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4.6%, 영업이익은 477.4% 증가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3분기 계절적 요인으로 조업 일수는 줄었지만,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늘고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조선 자회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호조세를 보였다.

HD한국조선해양 '1조 클럽' 가능 

실적 개선은 HD현대중공업이 주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97.7% 늘어난 20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같은 기간 26.5% 증가한 3조6092억원으로 집계됐다. HD현대삼호와 HD현대미포도 매출은 각각 1조6435억원과 1조776억원, 영업이익은 1776억원과 352억원을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인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운전 모습. 사진 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인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운전 모습. 사진 HD한국조선해양

선박 엔진 계열사인 HD현대마린엔진은 3분기 매출 527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올렸다. 태양광 계열사인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매출 1006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고부가선박 물량 증가, 엔진 수익성 호조 등으로 견조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친환경 기술 고도화,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을 통해 계속해서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선 3사 13년 만에 동반흑자 도전

앞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나란히 흑자를 기록했다. 수퍼사이클에 올라탄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연간 기준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연간 동반 흑자를 기록한 해는 2011년이 마지막이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1199억 원을 기록했다.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된 해양플랜트 드릴십 부실을 털어낸 결과다. 삼성중공업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FLNG(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 등 고수익 선종 비중 확대 효과를 얻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흑자는 3285억 원으로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는 무난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VLAC. 사진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VLAC. 사진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은 그동안 발목을 잡은 저가 컨테이너선의 비중을 축소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오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256억 원으로 올해 누적 영업이익 689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 어닝쇼크 수준의 손실만 없다면 연간 기준 흑자가 예상된다.

추격하는 중국...친환경 선박으로 초격차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이른바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중국 조선사의 저가 공세에서 선방한 모습이다. 중국이 집중하는 컨테이너선보단 가스운반선이나 암모니아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공들였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중국 조선사들 역시 호황기를 맞이해 도크(선발을 건조할 공간) 증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조선사들의 선박 공급이 더 늘어나면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에도 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엔 중국 조선사도 가스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관심을 가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 3사들이 친환경 선박 등 최신 기술력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수주 경쟁 우위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조선사들은 오랜 침체기 친환경 선박 연구 개발에 집중하지 못했던 만큼, 선주들이 요구하는 친환경 선박에 대한 기술 개발에 집중해 기술력 초격차를 유지해야 중국에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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