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입고 태닝하고 싶다” 건축가 흥분시킨 ‘내 집’ 의뢰

  • 카드 발행 일시2024.11.01

더,마음

더,마음를 내 관심에도 추가해드렸어요.

“좋은 집 지으려면, 좋은 건축가를 만나세요.”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이자 TRU건축사무소 대표인 조성익(51) 교수에게 ‘내 집 잘 짓는 법’에 대해 묻자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어떤 건축가가 ‘좋은 건축가’인지 알아채는 안목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죠. 집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좋은 건축가까지 골라야 한다니…. 내 집 짓기, 멀게만 느껴지는데요. 안목은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그 해답을 조 교수에게 들어봤습니다. 서울대와 예일대에서 건축을 공부한 조 교수는 사람들의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뉴욕에서 초고층 건물 전문가로 일하다 국내에서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죠. 자연 속 노부부를 위한 ‘진천 벚꽃집’, 꽃피는 옥상을 품은 ‘운중동 라일락 옥상집’, 조용한 휴식을 위한 주말 주택 ‘부곡프라이데이’ 등 삶을 풍요롭게 해 줄 집을 지었습니다. 청년들이 교류하며 성장할 수 있는 ‘숭인 맹그로브’ 코리빙(주거 건물을 여럿이 나눠 쓰는 생활방식) 건물로 2021년 한국 건축문화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죠.

 조성익 교수는 뉴욕 SOM 설계사무소에서 일하다 2011년 TRU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최근 나만의 '인생 공간 찾는 법을 소개한『건축가의 공간일기』를 썼다. 장진영 기자

조성익 교수는 뉴욕 SOM 설계사무소에서 일하다 2011년 TRU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최근 나만의 '인생 공간 찾는 법을 소개한『건축가의 공간일기』를 썼다. 장진영 기자

좋은 집이란 어떤 집일까요. 좋은 집에 사는 건 왜 중요할까요. 그리고 그 집에서 우린 어떤 삶을 꿈꿀 수 있을까요. 오늘 ‘더, 마음’의 주제는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 ‘집’ 입니다. 특히 내 집을 짓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건축가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듣기 위해선 어떻게 의뢰해야 하는지, 집을 짓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떤 건축주가 돼야 하는지, 건축가에게 꼭 해야 할 말은 없는지 조 교수에게 물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1. 우린 왜 ‘집 짓기’에 실패하나
2. 실패하는 건축주들의 공통점
3. 건축가와 대화하는 법
4. 예산, 솔직하게 까세요
5. ‘아무 용도 없는 방’이 필요한 이유

🏠1. 우린 왜 ‘집 짓기’에 실패하나

최근 의뢰를 맡은 집은 어떤 집인가요?  

얼마 전 30대 여성분에게 재미있는 의뢰를 받았어요. “비키니를 입고 태닝할 수 있는 집을 만들어 달라”고 하더군요. 보통 주택을 의뢰할 때 “방 3개, 욕실 2개, 부엌 1개, 마당 적당히”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거든요. 근데 이건 의뢰 내용이 명확하잖아요. 듣자마자 건축가 입장에서 두근거렸어요. 어떤 아이디어를 실현해 볼까 하면서.

생각한 아이디어가 있나요? 

아직 완성된 건 아니라,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접목해 보고 있어요. 일단 해가 들어오는 공간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비키니를 입고 돌아다녀도 괜찮으려면, 외부에서 안을 볼 수 없어야 해요. 말하자면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외부 공간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생각한 게 중정(中庭)이에요. 요새 집 안에 중정을 두고 싶어 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문제는 땅이 넓어야 하는데, 평수가 넓지 않은 집에 중정을 넣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최근 의뢰받은 내용을 소개하며 건물 전경을 그린 조 교수. 중정을 활용한 건물을 구상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최근 의뢰받은 내용을 소개하며 건물 전경을 그린 조 교수. 중정을 활용한 건물을 구상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사람들이 ‘내 집 짓기’를 꿈꾸는 이유는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