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설악산을 찾았던 60대 김모씨는 실망감을 안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올해 발표된 '단풍 예측지도'를 보고 단풍 절정으로 지목된 때를 계산하고 지인들과 설악산에 갔으나 기대했던 단풍을 못 봤기 때문이다. 김씨는 "초록색 산에 가까웠다. 단풍을 못 봐 아쉬웠다"고 말했다.
설악산 단풍, 관측 이래 가장 늦은 시기 절정 도달
올해 설악산 단풍은 관측 이래 가장 늦은 시기 절정에 도달한 '지각 단풍'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31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설악산 단풍은 지난 4일 물들기 시작해 지난 29일 절정에 달했다.
기상청은 산 전체를 봤을 때 정상에서부터 단풍이 약 20% 물들었을 때를 첫 단풍, 약 80% 물들었을 때를 단풍 절정기로 본다.
설악산의 평년(1991∼2020년) 기준 첫 단풍 일은 9월 28일, 절정 일은 10월 17일이다.
평년보다 올해 첫 단풍은 6일, 절정은 12일 늦게 나타났다. 특히 올해 설악산 단풍 절정 시기는 설악산 지점에서 단풍 관측을 시작한 85년 이후 가장 늦다. 그전 기록은 2021년 10월 26일이다.
단풍 시기가 늦어지는 이유로는 가을에도 이어진 늦더위가 꼽힌다. 단풍은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생긴다. 올해는 유례없는 가을 폭염이 단풍 개화에 영향을 끼친 셈이다. 설악산뿐 아니라 제주 한라산 첫 단풍도 관측 사상 가장 늦은 시기인 지난 29일 관측됐다.
산림청 관계자는 "올해 6∼8월 평균 기온이 2009∼2023년 평균 대비 1.3도 높았다"며 "기후 변화로 늦더위가 지속해 올해 단풍 절정 시기가 늦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