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일을 코앞에 둔 황금기간에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몰락했다. 주요 언론 인터뷰를 예외 없이 망쳤다. 정책에 대한 식견도 철학도 비전도 없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는 공허함을 느꼈다.
제대로 된 검증절차를 생략하고 그를 옹립한 민주당은 초비상이다. 오바마 부부까지 유세에 출동해 분노까지 곁들여 투표를 독려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열기가 사그라지고 있다.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커질수록 그의 정책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선거 웹사이트를 보면 집권시 펼칠 정책 청사진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그의 공약이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면 차라리 다행이다.
관세를 예찬하는 경제공약은 허무맹랑해 보인다. 트럼프를 직접 만나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런 바람에 답하듯 최근 희소식이 들렸다. 그가 구독자 3200만에 이르는 세계 1위 팟캐스트에 26일 출연했다.
진행자 조 로건과 트럼프는 세 시간에 걸쳐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기탄없이 의견을 주고받았다. 트럼프는 피곤하고 노쇠해 보였지만 부드러운 표정에 미소를 머금고 농담을 주고받듯이 모든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했다.
시청자 반응이 폭발했다. 인터뷰가 유튜브에 공개된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아 2600만 명이 시청했고 40만 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150만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이 영상이 트럼프에게 결정적 우위를 선사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대담에서 트럼프는 관세와 감세를 경제정책의 주요 무기로 삼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중국이 말을 듣지 않으면 100% 또는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관세를 폭넓게 활용하면 연방정부 세수에도 도움이 된다고 자신했다.
더불어 그는 재집권하면 현재 21%인 법인 소득세를 15%로 낮출 것이라고 확인했다. 미국 법인세는 2017년 트럼프 1기 정부의 감세로 최고세율 39%에서 21%로 낮아졌다. 이미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는 정책 목표를 숨기지 않았다.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를 유도하고 해외로 나간 미국 기업을 전부 불러들이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세수가 늘어나 재정적자 문제도 해결된다고 확언했다. 그의 철학은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의 공급주의 경제학에 기반을 둔다.
레이건은 ‘감세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면 정부 세수가 늘어난다’는 경제학자 아서 래퍼의 주장에 솔깃했다. 물론 과거 감세정책 시행 이후에 경기는 좋아졌지만, 재정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주가는 올랐지만, 고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안으로 시장 붕괴 위험도 동시에 커졌다. 정치와 경제에서 모든 부활이 좋은 것은 아니다.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페드시그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