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24)이 어깨 부상으로 한국시리즈를 조기 마감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에도 초대형 악재다.
삼성 관계자는 27일 "원태인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오른쪽 어깨 관절 와순 손상이 발견됐다. 관절 안에 약간의 출혈이 있고 어깨 회전근개 힘줄염을 동반한 상태"라며 "의료진은 4~6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태인은 남은 한국시리즈 5~7차전은 물론이고 다음달 13일 시작하는 프리미어12에도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원태인은 올해 정규시즌 28경기에서 15승 5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해 곽빈(두산 베어스)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평균자책점도 규정이닝을 채운 국내 투수 중 가장 좋았다. 삼성을 정규시즌 2위로 이끈 일등공신 중 하나다.
포스트시즌에도 호투를 이어갔다. 지난 15일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과 3분의 2이닝 1실점으로 잘 던져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21일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비로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되기 전까지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위력을 뽐냈다.
그러나 지난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다가 2와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6개와 볼넷 3개를 내주고 6실점으로 부진했다. 0-3으로 뒤진 3회 1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는데, 다음 투수 송은범이 만루홈런을 맞아 실점이 더 늘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원태인이 강판 전 어깨에 불편함을 느꼈다. 점검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최근 컨디션이 좋았는데 이날은 1회부터 제구가 잘 안되는 모습이 보였다. 몸 상태가 투구에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걱정했다. 병원 검진 결과는 감독의 짐작대로 좋지 않았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1승 3패로 벼랑 끝에 서 있다.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간다 해도 원태인 없이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삼성 관계자는 "원태인은 일단 선수단과 동행하며 시리즈를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태인의 공백이 뼈아픈 건 삼성만이 아니다. 원태인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등 3개 국제대회에 모두 출전한 야구대표팀 에이스다. 프리미어12를 지휘하는 류중일 감독이 가장 신뢰할 만한 선발 카드다.
이번 대표팀에선 이미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부상,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 기초 군사훈련 일정 문제로 빠졌다. 왼손 선발요원 손주영(LG)도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팔꿈치 근육 손상을 발견해 출전이 불발됐다. 설상가상으로 원태인까지 이탈하면서 선발진에 큰 구멍이 뚫렸다. 한국의 프리미어12 여정이 더 험난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