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37년 만에 광주에서 우승 축포를 터트릴까. 챔피언스필드에서 피날레를 장식할 기회가 왔다. 삼성 라이온즈는 2013년의 기적이 재현되길 꿈꾼다.
KIA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9-2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1승만 더 거두면 정상에 오른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무승부 포함)으로 앞선 팀의 우승 확률은 94.1%(17회 중 16회)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 포함 총 11번 한국시리즈에 나가 모두 이겼다. 하지만 우승을 광주에서 확정지은 건 1987년이 유일하다. 해태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4연승으로 삼성을 물리쳤다. 과거엔 5~7차전이 중립구장인 잠실에서 열리는 규정이 있어 지방 팀은 안방에서 축포를 터트리기 어려웠다. 중립구장 규정은 2016년이 되서야 폐지됐다.
KIA는 1982년 원년부터 쓰던 무등구장을 떠나 2014년부터 챔피언스필드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후엔 한국시리즈에 한 번 밖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2017년에도 안방에서 샴페인을 터트리진 못했다. 정규시즌 1위로 진출한 팀이 1·2·6·7차전 홈 어드밴티지를 얻는데 4승 1패로 두산 베어스를 물리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디어 광주 홈 팬들과 함께 우승을 즐길 기회가 왔다. 2020년부터 페넌트 레이스 1위팀 홈구장 경기수가 5경기(1·2·5·6·7차전)로 늘어났고, 4차전에서 승부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범호 KIA 감독도 한국시리즈가 열리기 전 "광주에서 끝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미디어데이에서도 손가락 다섯 개를 펼쳐 5차전에서 마무리짓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은 적지에서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코너 시볼드, 최지광, 백정현, 구자욱에 이어 원태인까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이번 가을 최고의 투수인 데니 레예스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7차전에서나 던질 수 있다.
삼성 팬들은 2013년의 기적이 다시 일어나길 바란다. 삼성은 당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도 준플레이오프부터 치고올라간 두산에게 1승 3패로 몰렸다. 그러나 5차전에서 릭 밴덴헐크를 구원투수로 넣는 등 총력전을 펼쳐 힘겹게 이겼다. 6차전에선 선발 밴덴헐크가 1이닝만에 강판됐지만, 9명의 투수를 투입해 이겼고, 7차전까지 따내면서 역전 우승을 일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