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 상점 한달음에 달려갔다…日고지도엔 '독도는 한국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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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청한군용정도'에 대해 설명하는 양재룡 영월호야지박물관장. 박진호 기자

'일청한군용정도'에 대해 설명하는 양재룡 영월호야지박물관장. 박진호 기자

‘일청한군용정도’ 일본군이 인정한 독도는 한국 땅 

매년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다. 많은 사람은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건 알지만 정확한 근거는 알지 못한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은 일본 고지도(古地圖)를 보면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지도는 1895년 일본군이 그린 군사용정밀지도 ‘일청한군용정도(日淸韓軍用精圖)’다.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호야지리박물관에 있는 이 지도에는 국가 사이 국경선이 범례(지도의 내용을 알기 위해 본보기로 표시해 둔 기호)에 따라 그려져 있다.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독도와 울릉도는 한국 국경선 안에 그려져 있다. 당시 일본군이 독도를 한국 땅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중요한 자료다.

이 지도는 양재룡 호야지리박물관장이 2007년 7월 충북 충주시 한 골동품 상점에서 가져왔다. 당시 독도 관련 고지도가 들어왔다는 상점 주인의 연락을 받고 달려갔는데 이 지도엔 독도와 울릉도가 한국 국경선 안에 분명히 그려져 있었다.

양 관장은 주인을 한참 동안 설득한 끝에 돈을 나중에 주기로 하고 지도부터 가져왔다. 이렇게 구한 지도가 일청한군용정도다. 1897년 일본 문부성(교육부) 검인을 마친 일본 지리교과서(일본지지)에 수록된 지도 역시 일본 영토는 붉은색, 우리 영토는 흰색으로 표시돼 있다. 이 지도에서 독도는 흰색으로 표시돼 일본 영토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일청한군용정도' [사진 영월호야지리박물관]

'일청한군용정도' [사진 영월호야지리박물관]

'일청한군용정도' 의 독도 부분을 확대한 모습. [사진 영월호야지리박물관]

'일청한군용정도' 의 독도 부분을 확대한 모습. [사진 영월호야지리박물관]

‘신찬지지’에도 명확한 근거 남아 

1887년 문부성 허가를 받아 출판된 지리교과서 ‘신찬지지(新撰地誌)’에 실린 ‘일본총도’에서도 명확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울릉도와 독도가 함께 나란히 한국의 영토임을 알 수 있게 하는 가로줄 속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영토는 또 다른 가로줄로 표기돼 있다. 일청한군용정도와 일본 지리교과서에 실린 지도 등은 현재 영월군 무릉도원면 호야지리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다.

독도의 날을 맞아 호야지리박물관은 24일과 25일 이틀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 영토 독도를 증명하는 한국ㆍ일본ㆍ서양의 지도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임미애 국회의원실과 독도의병대가 각각 주관ㆍ주최하고 호야지리박물관이 협찬하면서 열 수 있게 됐다. 호야지리박물관이 소장한 지도를 중심으로 60여점의 지도를 볼 수 있다.

일본지지 지도 [사진 영월호야지리박물관]

일본지지 지도 [사진 영월호야지리박물관]

특별전 24~25일 국회 의원회관서 진행 

양재룡 호야지리박물관장은 “적어도 300년 이상 독도를 한국의 영토로 증명해 그려 온 일본의 지도, 일본의 독도 침략을 부추기는 세계지도의 흐름을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돌이켜 보면 일본의 독도 침략은 총칼이 아닌 지도의 전쟁이었다. 한국 영토인 독도를 또 빼앗을 수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시회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독도의 날을 맞아 강원도 곳곳에서 독도 관련 행사가 개최된다. 삼척관광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이사부독도기념관은 독도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24∼26일 무료 개관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4일에는 ‘이사(24)부 문화의 날 나이트 시네마’를 통해 어린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이사부독도기념관에 방문할 수 있도록 인기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25일 독도의 날에는 이사부독도기념관을 무료로 개방해 방문객이 영토에 대한 주권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이사부와 독도 관련 책자를 무료로 배부하기로 했다.

신찬지지 일본총도 [사진 독립기념관]

신찬지지 일본총도 [사진 독립기념관]

삼척 이사부독도기념관 다양한 행사 진행 

26일엔 어린이들의 바른 역사 교실, 토요문화학교를 진행한다. 토요문화학교는 역사에 기반을 둬 독도와 울릉도 관련 내용을 체험 행사를 통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교육하는 이사부 독도 기념관 프로그램이다.

원주교육문화관은 26일 1층 로비와 독도체험관에서 ‘독도에 퐁당’ 행사를 한다. 체험행사는 유아·초등학생에게 삽살개 모루인형 체험 물품을 제공하는 ‘나만의 독도 지킴이’, 독도를 담은 나만의 향기를 만들어보는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독도를 담다’가 진행된다.

또 특강인 ‘나는 독도탐험가’에서는 초등 5~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동북아역사재단 전시해설사가 들려주는 독도이야기, 체험관 견학, 독도 골든벨이 진행된다. 유선종 관장은 “독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독도 사랑 확산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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