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체픈게티, 여자마라톤 2시간10분 벽 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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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여자마라톤 2시간10분의 벽을 깬 체픈게티가 기록이 표시된 시계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여자마라톤 2시간10분의 벽을 깬 체픈게티가 기록이 표시된 시계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여자마라톤에서 마침내 2시간10분 벽이 깨졌다.

케냐의 루스 체픈게티(30)가 14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끝난 2024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9분56초의 기록으로 골인, 우승했다. 체픈게티는 남자부 중상위권 선수를 ‘페이스 메이커’ 삼아 달린 끝에 세계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티지스트 아세파(26·에티오피아)가 지난해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11분53초였다.

체픈게티는 2021, 22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2연패를 이룬 강자다. 지난해엔 2위를 차지했고, 올해는 세계기록과 함께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부 세계기록도 올해 사망한 켈빈 킵텀이 지난해 시카고 마라톤(2시간00분35초)에서 세웠다.

체픈게티는 “세계기록 작성의 꿈이 비로소 이뤄졌다. 시카고는 고향과도 같은 도시다. 날씨는 완벽했고, 나는 준비가 잘 돼 있었다”며 “(케냐 출신인) 킵텀에게 영광을 바친다”고 말했다.

체픈게티는 첫 5㎞ 구간을 15분 만에 주파하는 등 초반부터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여자부 2위 수투메 아세파 케베베(에티오피아·2시간17분32초)와는 7분 이상 격차를 벌렸다. 이번 대회 남자부에서도 체픈게티보다 빠른 기록으로 골인한 선수는 9명뿐이었다.

여자마라톤에서 2시간10분대 기록은 남자부의 2시간대처럼 ‘마(魔)의 벽’으로 여겨졌다. 폴라 래드클리프(영국)가 2003년 4월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15분25초의 세계기록을 세운 뒤 무려 16년 동안 신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 나이키가 경쟁적으로 후원하기 시작하면서 기록이 단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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