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 기업.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명실상부 ‘국민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 주가라는 게 등락을 반복하기 마련이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추세적인’ 하락은 심상치 않다. 10월 4일 종가는 6만600원. 6개월 전 사서 계속 들고 있었다면 원금 대비 20% 넘게 손해를 봤다. 올 초 개인투자자들을 설레게 했던 ‘10만 전자’설은 고사하고 이제 6만원 선도 위태롭다.
문제는 ‘나홀로 하락’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 메모리 업황 둔화 같은 공통의 위기 속에 함께 떨어지는 게 아니라 주요 반도체 기업 가운데 유난히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선 ‘호재는 제쳐두고 온갖 악재는 다 반영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유가 뭘까. 머니랩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가장 오래 보유 중인 삼성전자를 긴급 점검해 봤다.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펀더멘털리(기초체력 면에서) 문제가 있어요” “과연 답이 있나 싶습니다” “옛날 같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살 이유가 없죠” “정말 안타깝습니다”….
평가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증권업계에선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자산운용업계에선 한상균 쿼드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김홍석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이 이제껏 듣기 어려웠던 삼성전자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석을 들려줬다. 특히 삼성전자와 반도체 경쟁자인 SK하이닉스 중에 어느 종목에 투자하는 게 낫겠냐는 질문에도 각자 흥미로운 답을 내놨다.(※ 운용사의 경우 전문가 개인의 의견으로, 소속 기관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운용하는 펀드와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Q1. 삼성전자 주가가 왜 이렇게 계속 떨어지는 건가.
💻한상균 부사장 : 반도체는 주기별로 업황을 탄다.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 우려가 있어서 (주가가) 빠지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 문제는 삼성전자 가격이 지금 역사적 저점 근처까지 와 있다. 가격적으로 뭔가 이상한 거다.
그렇다면 원인은 반도체 산업이 아니라 삼성전자 개별 기업에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기술적으로 한 번도 뒤처져 본 적이 없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에 있어 경쟁사보다 1년에서 1년 반 정도 기술력이 앞서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선 하이닉스에 뒤처졌다. 엔비디아 같은 고객을 못 잡았다. 그 이후에도 사람들은 ‘삼성은 원래 잘하니까 곧 뒤집을 거야’라고 기대했는데, 여전히 역전이 안 되고 있는 거다. 이제 정말로 ‘엇…삼성전자가 하이닉스에 밀릴 것 같다’는 우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