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성 “핵보유국 지위, 미국 대선 누가 이기든 흥정 안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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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북한이 스스로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며 11월 미국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핵보유국 국위’를 놓고 흥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9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우리(북한)는 주권 국가의 합법적 권리인 우리의 자위권을 놓고 뒤돌아보기도 아득한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전체 조선 인민이 피어린 투쟁으로 이룩한 우리 국위를 놓고 그 누구와도 흥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주권국가의 자위권 차원에서 핵을 보유했고, 앞으로도 비핵화 협상을 거부하겠다는 의미다.

김 대사는 특히 “미국에서 그 누가 집권하든 우리는 일개 행정부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국가적 실체 그 자체를 상대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미국의 그 어떤 정권도 달라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한·미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항해 가동하고 있는 핵협의그룹(NCG)에 대해서도 오히려 북한을 겨냥한 핵 사용 기도라고 주장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외교안보 참모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최근 발언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의 주장은 “위험하다”고 지적하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러시아, 중국과 같은 방식으로 군비 통제를 하려 한다면 한국이나 일본도 억지력을 명분으로 자체 핵무기를 가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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