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소금같은 분"…원로배우 전숙, 98세 나이로 별세

원로배우 전숙. 사진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캡처

원로배우 전숙(본명 전갑례)씨가 9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달 29일 오전 4시 20분쯤 인천에서 세상을 떠났다.

1926년생인 고인은 1955년 전창근(1907∼1972) 감독의 제의로 영화 '불사조의 언덕'을 통해 데뷔했다. 이후 60여년간 '시집가는 날'(1956) '견우직녀'(1960) '문정왕후'(1967) '충열도(1977) '특명 8호'(1978) '과부 3대'(1983) '무릎과 무릎사이'(1984) '망령의 곡'(1980) '지옥의 링'(1987) '상처'(1989)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1991) '나는 너를 천사라고 부른다'(1992) '해적'(1994) 등 영화 수백편에 조·단역으로 출연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은 92세 때 선보인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2018)이다.

'한국 영화인 정보조사'에 따르면 고인은 주로 엄한 어머니나 자상한 친정어머니 등의 역할을 맡았다. 연극 '시집가는 날'에선 주인공을 맡기도 했다.

고인은 1992년 제30회 대종상 영화제 특별연기상('나는 너를 천사라고 부른다'), 2001년 제39회 영화의 날 기념식에서 공로영화인으로 선정됐다.

신정균 영화감독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1982년 영화계 들어와서 조수 시절 전숙씨가 조연 또는 단역으로 출연하시는 작품을 다수 했다. 지방 촬영 때는 만원짜리 한장 몰래 주머니에 넣어주시던 전 여사님. 나는 이분을 영화계의 소금이라고 생각한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2남 1녀 등이 있다. 1일 발인을 거쳐 인천에서 수목장으로 안장됐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