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역사상 가장 더웠던 9월을 지나 10월이 되면서 기온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초강력 태풍으로 성장한 ‘끄라톤’이 징검다리 연휴 날씨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렇게 더운 9월은 없었다…기온 기록 경신
1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의 기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9월 평균 기온은 25.5도로 1908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종전 1위였던 지난해 9월 기록(23.7도)을 2도 가까이 뛰어넘었다. 평균 최고기온도 29.8도로 117년 관측 역사상 가장 높았다. 9월 폭염일 수가 6일에 달할 정도로 이례적인 가을 폭염이 기승을 부린 탓이다.
전국의 9월 평균기온도 24.7도로 전례 없는 기온 기록을 세웠다. 1973년 전국으로 기상 관측망을 확대한 이후 가장 높았다. 최고기온 역시 29.6도로 역대 1위다.
10월 되자 기온 급강하…2~4일 남동쪽 많은 비
10월이 되면서 날씨의 판도는 완전히 뒤바뀐다. 1일 북쪽의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밤사이에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경우 2일 아침 기온이 11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전날 아침 최저기온(20.5도)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기온이 10도 가까이 급락하는 셈이다.
김영준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평년보다 많이 낮은 기온은 아니지만 전일에 비해서 기온의 하강 폭이 크기 때문에 체감으로는 상당히 춥게 느낄 수 있다”며 “강원 영동 쪽의 높은 산지를 중심으로는 얼음이 얼거나 서리가 내려앉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온은 이후에 점차 오르면서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2일에서 4일 사이에는 남쪽에서 유입되는 수증기가 찬 공기와 부딪치면서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특히, 남동쪽 지역을 중심으로는 최대 80㎜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바다에서는 높은 물결과 너울이 일겠고, 3~6일 대조기와 맞물리면서 수위까지 높아 해안가 침수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서쪽으로 간 끄라톤…대만 관통하며 약해질 듯
징검다리 연휴 날씨의 가장 큰 변수는 제18호 태풍 ‘끄라톤’이다. 끄라톤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남남서쪽 약 510㎞ 부근에서 시속 9㎞의 속도로 느리게 북서진 중이다. 태풍의 강도는 최고 단계인 ‘초강력’ 수준으로 성장한 상태다. 건물을 붕괴시킬 수 있는 위력으로 최대풍속은 시속 198㎞에 달한다.
다만, 당초 예상보다 태풍이 더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아졌다. 특히, 끄라톤은 3일 대만에 상륙해 내륙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지형 등의 영향으로 세력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이 몰고 온 수증기로 강한 비 올 수도”
대만을 통과한 이후 태풍의 진로는 여전히 변동성이 크다. 북풍 기류에 밀려 태풍의 속도가 더욱 느려질 경우, 예상보다 빠르게 열대저압부로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상층 기압골의 남서 기류를 타고 태풍이 더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 경우 3~4일 사이에 한반도 상공의 비구름과 합쳐지면서 강수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의 이동 속도가 매우 더뎌지면서 약화되는 시나리오로 전개가 되더라도 태풍에서 유입되는 뜨거운 수증기의 유입 경로 및 강도에 따라 6~7일에 지역적으로 강한 강수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