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건 없었다. 손목에 수갑을 채워 걸고
고정 걸쇠를 밀어 넣으면 될 일이었다.
남자의 인적사항을 묻고, 성기나 항문에
숨긴 이물질은 없는지 신체검사를 하고
방으로 인계하면 구속절차는 대략 마무리 된다.
하지만 호송차에서 내린 남자의 등장에
우리는 모두 일시 정지됐다.
그 남자였다.
언론은 남자의 사건을 연이어 보도했다.
그가 구속됐단 사실도.
‘아동 살인’
다세대 주택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피해자는 생후 7개월도 채우지 못했다.
그날, 아기 엄마는 아기를 집에 방치한 채 PC방으로 향했다.
아이는 엄마 없는 빈집에 남아 울고 있었다.
술에 취해 들어온 남자는 신발도 벗지 않고
울고 있는 아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친아들을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때려죽였다.
아빠의 구둣발이 얼마나 무겁고 아팠을지,
눈앞이 흐려지고 턱관절에 힘이 들어갔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내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분노가 더 치솟았는지 모르겠다.
죄인을 바른길로 인도하는 것이 교도관의 소명이지만, 이런 사건은 평정심을 무너지게 만들었다.
친아들을 살해하고 구속된 남자는
교도소에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벌을 받으러 온 건지 요양하러 온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