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소 및 개표소에 침입해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40대 유튜버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손승범 부장판사)는 1일 건조물 침입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A씨(48)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자격정지는 공무원이 될 자격, 공법상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공업무를 할 자격 등을 형이 정지되거나 면제받을 때까지 정지한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이 건물에 침입하고 전기를 불법적으로 훔칠 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인정된다”며 “공개되지 않은 사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사실도 인정되는데 각 행위를 사회상규상 정당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에 대한 이날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렸다. 전날 오후 1시에 시작된 재판은 다음 날인 이날 오전 1시까지 12시간가량 이어졌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7명은 A씨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는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건조물 침입 혐의는 2명을 제외한 5명이 유죄로 판단했다. 이들 7명은 양형에 대해 만장일치로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하는 게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구형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진실을 알고 싶어 몰입한 상태에서 데이터를 얻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다”며 “앞으로 봉사활동 등 다른 방향으로 남을 돕는 일을 하는 인생을 계획하고 있다는 부분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재판에서 줄곧 무죄를 주장하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바 있다.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부정선거 의혹을 계속 제기한 A씨는 4·10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8~28일 서울·부산·인천 등 10개 도시 행정복지센터와 체육관 등 사전투표 장소로 운영이 예상되는 40곳에 침입해 불법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사전투표소가 설치된 행정복지센터에서 불법 카메라를 이용해 공무원 등의 대화를 5차례 몰래 녹음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주로 행정복지센터 정수기 옆에 소형 카메라를 몰래 설치, 특정 통신사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붙여 통신장비처럼 위장했다.
그는 지난 3월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로 구속됐으나 법원에 보석을 청구한 뒤 지난 7월 인용 결정을 받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경남 양산에서 A씨의 범행을 도운 2명도 따로 구속 기소됐다. 또 다른 공범 9명도 검찰에 송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