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에서 중국 로봇청소기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5㎝ 높이의 문턱을 만나면 몸통 앞부분을 스스로 들어올려 턱을 훌쩍 넘어섰고, 구석진 곳을 청소할 때는 로봇청소기에서 팔이 쑥 나와 먼지를 쓸었다. 물속에서 유유히 움직이는 수영장 로봇청소기도 있었다. 중국의 ‘청소 이모님’들은 화려한 기술로 유럽인들을 놀라게 했다.
중국의 로봇청소기 브랜드들이 최근 세계 가전 시장의 문턱을 착착 넘고 있다. 200여 개 중국 브랜드 중 선두는 로보락. 로보락은 올해 상반기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의 46.5%를 차지한 1위 업체다. 로봇청소기를 쓰는 한국인 둘 중 하나는 로보락을 쓴다는 의미다. 150만원 이상인 고가 로봇청소기 시장으로 범주를 좁히면 국내 소비자 3명 중 2명이 로보락을 택했다. 가전명가 삼성전자⋅LG전자는 어쩌다 중국 업체에 안방을 내주게 됐을까. 로보락은 뭐가 그렇게 특별하기에?
목차
1. ‘불만’ 많은 창업자와 샤오미
2. 로보락이 특별한 이유 셋
3. 중국은 왜 로봇청소기에 강한가
4. 한국 로청, 기회 있을까.
1. ‘불만’ 많은 창업자와 샤오미
▶“똘똘한 로청, 내가 만들게”
2014년 로보락을 창업한 창징(리처드 창)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광저우 화남이공대 컴퓨터과학 석사 후 바이두·마이크로소프트·텐센트에서 일한, 중국의 빠링허우(八零后, 80년대생)다. 당시 시중에 나온 로봇청소기에 불만이 많았던 그는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로봇과 인공지능(AI)이 앞으로 유망할 거라고 보던 차에 누구나 안 할 수 없는 집안일인 ‘청소’를 이 기술로 해결한다면 엄청난 시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