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구속되었습니다.
수갑을 찬 채 고개를 떨군 사람들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누군가는 오열하며 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었고, 어떤 이는 제집에 둥지를 튼 것처럼 두 발을 뻗어 누워있었다. 곧이어 손바닥만 한 두께의 철문이 쇠 끌리는 소리를 내며 닫혔다. 소리가 지나간 자리는 금세 “내보내 달라”는 고성으로 메워졌다.
어제부터 내린 비 때문인지, 전등 안에 쌓여 있는 하루살이 벌레들 때문인지 교도소의 복도는 평소보다 더 어두운 것처럼 느껴졌다.
“저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중년의 남자 A가 고개를 들고 질문했다. 50대 초반, 누구나 알 만한 브랜드의 슈트를 입고 악어가죽 구두를 신고 있었다. 하지만 곧 수의를 입을 남자의 입술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모든 걸 상실한 사람의 표정을 본 적이 있는가. 우레가 떨어지는 날, 벼랑 끝에 선 사람의 얼굴이 딱 저 표정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가장 어두운 심연을 마주하는 교도소. 우리는 같은 땅을 밟고 있지만 회색 담 하나를 두고 안과 밖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여러분을 이제 번호로 부르겠습니다. 일단 소지하고 있는 거 다 꺼내 놓으세요.”
A는 식은땀을 닦고 주섬주섬 재킷 안주머니에서 소지품을 꺼냈다. 구겨진 영수증, 몇 개의 동전, 카드 지갑에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 사진이 있었다. A와 여학생은 어깨동무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면회 올 사람 있어요? 아내라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