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회식이 끝나고 집에 잘 들어왔는데, 왜 기억이 안 나지?’ 최근 이런 경험이 잦았다면 돌이킬 수 없는 알코올성 치매로 향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부어라 마셔라’ 회식이 아니라고 해도 혼자 집에서 즐기는 와인 한잔이 서서히 내 뇌를 쪼그라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술을 마실 때 우리 뇌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유튜브 채널 ‘정신과의사 뇌부자들’을 운영하는 김지용 연세웰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과거의 강제 회식 문화가 아닌, 취향에 따라 원하는 술을 즐기는 요즘 술 문화가 알코올 중독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혼술·홈술은 뇌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하는데요. “한잔 술은 건강에 도움 된다” “저도수를 마시는 게 건강에 더 좋다”는 말은 사실일까요?
오늘 ‘뉴스 페어링’에서는 음주와 뇌 건강에 대해 알아봅니다.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이 알코올 중독에 더 빠지기 쉬울까요. 김 원장이 만난 30대 알코올성 치매 환자의 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우리 뇌에 치명상을 입히는 블랙아웃(필름 끊김)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김 원장이 술자리에서 꼭 지킨다는 블랙아웃 예방 수칙까지 전해드립니다. ‘혹시 내가 알코올성 치매는 아닐까?’걱정하는 독자를 위해알코올성 치매 자가 진단 리스트도 준비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오디오 재생 버튼(▶)을 누르고 방송을 들어주세요.
📍뇌 건강에 최악, 요즘 술 문화(2:52)
-젊은 여성 알코올 중독자가 늘었다
-혼술이 뇌를 망치는 이유
-술 도수가 낮으면 괜찮다는 착각
📍이런 성격이 중독에 잘 빠진다(11:48)
-‘이 성향’ 강할수록 술 찾는다
-모임 좋아하는 외향인 vs. 혼자 노는 내향인
-노력으로 성격 바꿀 수 있을까
📍약도 없는 알코올성 치매(17:58)
-뇌에 술이 절면 쪼그라든다
-블랙아웃 막기 위한 팁 3
-‘이 증상’ 반복되면 알코올성 치매
- 알코올 관련 질환 용어가 다양한데 알코올 중독과 알코올 의존증, 알코올 사용 장애는 어떻게 구분하나.
일단 알코올 중독이 제일 많이 쓰이는 말이다. 예를 들어 술 마시고 필름이 끊겨서 밖에서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집에 늦게 귀가해서 배우자와 마찰이 생기거나, 다음 날 회사에 지각하는 등의 사회적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분명히 알코올 중독 수준의 음주 문제다. 근데 알코올 중독에서 반드시 신체적 의존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알코올 의존증은 알코올 중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알코올 의존이 생기면 신체적 의존 증상인 금단 증상과 내성이 생긴다. 술을 안 마시면 손에 땀이 나고, 떨리고 다음 날 기분이 너무 나빠서 자기도 모르게 해장술을 찾게 되는 거다. 그리고 내성이 생겨서 처음엔 잠 안 올 때 1~2잔 마시고 자던 게 1~2병으로 점점 늘어난다.
정신과 의사들이 예전엔 이 두 개념을 구분하려고 애썼는데 어차피 둘 다 문제니까 나누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알코올 사용 장애라는 더 큰 카테고리로 묶기 시작했다. 그리고 예전엔 금단 증상과 내성 위주로 봤다면 정신적 의존 증상인 갈망감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졌다. 갈망 때문에 참지 못하고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최근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겪는 환자가 늘었다고 하는데 이유가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