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든든한 종잣돈을 마련해 주고 싶은 게 대부분의 부모 마음이다. 마음이야 한가득이지만, 현실은 본인 노후 대비도 빠듯하다 보니 자녀를 위한 투자는 미뤄두기 십상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김성일(업라이즈투자자문 연금투자연구소장) 작가는 “아동수당이 매달 10만원씩 나오는데 이거라도 투자하자”고 말한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10년 넘게 자녀 계좌를 운용하면서 투자 책도 여러 권 썼다. “한 달 생활비에 아동수당 10만원을 합쳐 봐야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만, 투자하면 얼마든지 큰돈으로 불릴 수 있다. 아이에겐 ‘시간’이라는 엄청난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투자 원금 자체가 적더라도 복리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부모나 조부모에겐 시간이 많지 않지만, 아이에겐 어른이 될 때까지 돈을 묻어 놓을 수 있는 시간이 많다.
앞서 머니랩은 ‘우리 아이 주식투자’ 1회에서 자녀 계좌를 개설하는 요령부터 투자 트렌드, 추천 종목 등을 살펴봤다. 2회에선 김성일 작가를 통해 주가가 요동쳐도 안정적으로 자녀의 돈을 불릴 수 있는 실전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단기수익’을 노린 투자가 아니라 시간이란 무기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자산 배분 투자 전략이다.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Point 1 자녀 계좌, 빠를수록 좋다
-일반계좌 vs 연금계좌, 어떻게 선택할까
-정부 지원금으로 투자 시작하기
📍Point 2 연수익률 7.2%를 잡아라
-미국 기술주, 지수형 ETF ‘올인’ 위험한 이유
-종목, 매매 타이밍 신경 안 쓰는 배분 전략
📍Point 3 언제든 수익내는 ‘전천후 전략’
-ETF로 만드는 ‘K-올웨더 포트폴리오’
-매달 리밸런싱 보너스 얻는 법
- 자녀 계좌를 따로 만드는 건 어떤 장점이 있나.
- 행동경제학에 ‘심리적 회계(mental accounting)’란 용어가 있다. 똑같은 돈이라도 다른 계좌에 넣으면 돈의 가치와 취급 방식이 달라진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돈을 생활비 계좌와 자녀 계좌로 나눠 넣으면 자녀 계좌에 넣은 돈은 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반면에 부모 계좌에 자녀의 돈을 합쳐 넣으면 구분하기 어렵고 관리도 잘 안 된다.
- 자녀 계좌는 일반 주식거래종합계좌가 좋은가, 연금저축계좌가 좋은가.
- 개별 주식 종목에 투자하겠다면 주식종합계좌를 개설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상장지수펀드(ETF)나 펀드 위주로 투자하겠다고 하면 두 계좌의 장단점을 따져봐야 한다. 주식종합계좌에서 해외주식형 ETF는 매매 차익, 분배금에 15.4%의 배당소득세가 과세된다. 반면에 연금저축계좌는 배당소득세를 55세 이후 연금을 받는 시점까지 미뤄주고, 연금을 개시한 뒤에도 3.3~5.5%의 낮은 세율로 과세한다. 결론적으로 해외 주식을 담은 ETF 위주로 거래할 때에는 연금저축의 세제 혜택이 굉장히 크다.
- 하지만 연금계좌는 55세까지 자녀 돈이 묶이는데.
- 맞다. 만약 자녀가 만 55세 전에 계좌에 있는 돈 전액을 찾으려면 수익금의 16.5%를 기타소득세로 내야 한다. 배당소득세 15.4%보다 세율이 높으니까 손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익 부분은 그대로 두고 원금만 찾는다면 페널티가 없다. 예를 들어 연금저축계좌에 넣은 원금이 3000만원이라면,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3000만원만 찾도록 하고 나머지 수익금은 그대로 두고 55세 이후까지 계속 운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만약 10년 이내에 원금과 투자금까지 모두 찾겠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일반 주식종합계좌가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