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실험, LH 속셈 있다” 전기차 화재 실체는 이렇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9.11

이것이 팩트다

이것이 팩트다를 내 관심에도 추가해드렸어요.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차량. 연합뉴스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차량.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기자동차(EV) 화재 실험은 사실상 엉터리입니다. 잘못된 대책을 끌어낼 수 있는 무책임한 실험이에요.” 

이택구 한국소방기술인협회 기술고문의 얘기다. 40년 차 소방기술사인 그는 “LH 실험은 국내 지하주차장에선 실현되기 어려운 최적·최상의 조건에서 얻어낸 인위적인 결과”라며 “소방·방재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헛웃음을 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슨 얘기일까.

지난해 4월 강원도 춘천 전기차 충전소에서 발생한 화재. 연합뉴스

지난해 4월 강원도 춘천 전기차 충전소에서 발생한 화재. 연합뉴스

“현장에서 실제 진압을 해보면, 죽지 않는 괴물과 싸우는 기분이 듭니다.”

경기 지역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한 소방장의 얘기다. 9년 차 소방관인 그는 “소방관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화재 중 하나가 전기차”라고 말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 산하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지난해 소방관 363명을 상대로 비공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가장 우려하는 신종 위험 요인으로 전기차 화재를 꼽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0일 ‘전기차가 내연기관차(기름연료차) 화재보다 위험하고 피해가 크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면이 있다’는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냈다. 뭐가 사실일까.

지난해 7월 경기도소방학교에서 열린 '전기차 실화재 진압 시연회'. 뉴스1

지난해 7월 경기도소방학교에서 열린 '전기차 실화재 진압 시연회'. 뉴스1

“전기차 사용 주민들과 협의를 해서 충전은 90%로 제한하기로 했는데, 그러면 문제가 없는 것인지….”

지난달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전기차 화재 예방 공청회에 참석한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가 전문가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한 전문가는 “전기차 충전량과 화재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같은 자리에 참석한 다른 전문가는 “100% 충전 상태가 90%보다는 분명 나쁘다”고 했다. 누구 말이 맞는 걸까.

지난달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이후 불거진 ‘전기차 포비아(공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고, 국회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잇따라 규제 법안과 관련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전기차·배터리 제조업체들과 일부 전문가는 “전기차 포비아가 과장됐다”며 반발한다. 이를 둘러싼 진실 공방도 한창이다.

지난달 16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노상에 있던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 경기도소방본부

지난달 16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노상에 있던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 경기도소방본부

적확한 ‘대책’은 정확한 ‘팩트’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중앙일보 ‘이것이 팩트다’는 전기차 포비아 논란의 실체를 취재했다. 전기차 화재 관련 국내외 보고서와 논문, 공청회·세미나 자료 등 70여 건을 분석하고, 소방·방재 분야 전문가와 소방청 관계자들의 조언을 얻었다. 그 팩트를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