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공개 행사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하반기 펼쳐질 스마트폰 시장 빅매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세계 최초로 출시한 인공지능(AI) 폰과 폴더블(접는) 폰으로 시장을 선점한 만큼 폴드 슬림형 모델과 준프리미어급인 팬에디션(FE)으로 추가 수요를 공략하며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애플식 AI폰 출격
애플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It's Glow Time’(빛날 시간이다)이라는 슬로건을 담은 신제품 행사를 연다고 공지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할 새 아이폰 시리즈도 일반 모델인 아이폰16과 플러스·프로·프로맥스 등 총 4가지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한국이 1차 출시국에 포함될 것에 대비해 사전판매량과 출고가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통신사 대리점들은 출시일을 20일로 예상하며 공식 사전예약 기간을 13~19일로 안내하고 예약방법과 혜택 등을 홍보하고 있다.
애플식 AI폰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애플은 지난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서 진화된 시리(음성 비서) 등 애플식 AI폰 기능 일부만 공개했다. 업계에선 하드웨어에 큰 변화는 없지만, 화면이 넓어지고 모서리 디자인이 바뀔 것으로 본다. 카메라 성능, 배터리 수명 등에서 소폭 변화가 있을 수 있고 AI 기능을 담은 만큼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4년간 새 아이폰 기본형의 평균 출고가는 799달러(약 107만원)였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다음달 운영체제(iOS18.1) 업데이트 이후 본격 적용되고 내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기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아이폰 판매량은 삼성전자와 구글 등 경쟁사가 잇따라 AI폰을 선보이며 하락세였다. 업계에선 애플식 AI폰 출시로 이전의 판매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과 2021년에 출시해 흥행에 성공한 아이폰12·13 시릭즈 이후 약 3년 만의 신규 모델”이라며 “AI 검열이 까다로운 중국에서의 판매가 변수지만, 교체 주기가 도래한 중국 이외 지역서 모멘텀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의 도전장
화웨이는 애플 신작 공개 13시간 후인 10일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두 번 접는 트리플 폴드폰인 ‘메이트 XT’를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과 같은 날 신제품을 공개해 아이폰에 쏠릴 관심을 분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022년에도 화웨이는 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를 공개하는 날 메이트50 시리즈를 내놨다. 이번에 공개할 메이트 XT는 지난 7일 오후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 6시간 만에 200만명 가까운 이들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애플은 여전히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점유율은 하락세다. 애플의 세계 프리미엄 폰(600달러 이상)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70%에서 올 1분기 58%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화웨이는 12%에서 20%로 뛰었다.
삼성전자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두께를 10~11㎜로 줄인 갤럭시 Z폴드 6 슬림형 모델을 출시, 내년 갤럭시 S25 출시 이전까지 공백을 메운다는 전략이다. 갤럭시 S24 핵심 기능은 담고 가격은 낮춘 FE 모델도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