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김태희도 몸 담갔다…'남녀 혼탕' 온천 이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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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더중플 -‘온천 소믈리에’

오늘의 ‘추천! 더중플’은 온천 이야기입니다. 날이 퍽 선선해졌고, 이제 곧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겠죠. 이번 겨울, 쌓인 눈을 바라보며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좌표를 찍어 드립니다.
3000여개에 달한다는 일본 온천 중에서 설국 온천으로 가장 이름난 곳은 15년 전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이병헌과 김태희가 밀월 여행을 떠났던 바로 그 온천입니다. 두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남녀 혼탕은 어떤 풍경일까요? 수백명의 남녀가 하나의 탕에 들어가 웃고 있는 충격적인 사진의 배경이 된 온천은 과연 어디일까요?
최고의 휴식을 꿈꾸는 분들에게 최적의 여행지를 찾아드리는 시리즈, ‘온천 소믈리에’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42

아키타현 뉴토 온천의 쓰루노유. 사진 뉴토온천 홈페이지

아키타현 뉴토 온천의 쓰루노유. 사진 뉴토온천 홈페이지

더워도 너무 더웠던 올 여름, 지칠 때마다 지난해 겨울 찾아갔던 일본 아키타(秋田)현 뉴토(乳頭) 온천의 새하얀 세상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이번 겨울, 그 좋다는 ‘눈 속 온천’을 경험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일본 도호쿠(동북) 지방에 있는 아키타·아오모리(青森)현의 온천을 추천합니다. 제가 다녀온 뉴토 온천의 쓰루노유(鶴の湯)는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온천료칸 순위에서 늘 1위를 지키는 명소죠.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국가안전국 비밀요원인 이병헌과 김태희가 밀월여행을 떠났던 바로 그 설국(雪國)이 이곳입니다.

너도밤나무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뉴토 온천에는 쓰루노유를 포함해 딱 7개의 숙소(다에노유, 가니바 온천, 오카마 온천, 마고로쿠 온천, 구로유 온천, 규카무라 뉴토온천향)가 모여 있어요. 그 중 대표주자격인 쓰루노유는 400년 전 에도(江戸)시대 때 세워진 짙은 갈색의 목조 건물입니다. 여름이나 가을 풍경도 좋지만 겨울엔 흰눈과 대비를 이뤄 비현실적인 풍경을 만들어내요. 무엇보다 온천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일본에선 ‘니고리유(濁り湯)’라고 부르는, 푸른색이 감도는 불투명한 유윳빛의 유황온천이거든요.

쓰루노유에 가보자, 결심을 해도 예약이 쉽지 않습니다. 전화로 혹은 ‘일본 비탕을 지키는 모임(日本秘湯を守る会)’ 사이트(https://www.hitou.or.jp)를 통해서만 예약할 수 있는데, 보통 6~7개월 후까지 꽉 차 있어요. 하지만 포기하긴 이릅니다. 뉴토 온천에 있는 다른 료칸을 숙소로 잡은 후, 7개 료칸의 온천을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유메구리초(湯めぐり帖)’를 구입하면 됩니다. 성인 1인당 2500엔(약 2만2000원) 하는 이 패스를 사면 쓰루노유 온천에도 맘껏 몸을 담글 수 있고, 7곳의 온천을 순환하는 승합차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 '아이리스'에 등장한 쓰루노유. 사진 드라마 화면 캡처

드라마 '아이리스'에 등장한 쓰루노유. 사진 드라마 화면 캡처

천 명의 벌거벗은 남녀가 탕 속에, 스카유

남녀 혼욕은 일본의 오랜 문화로 에도 시대만 해도 각 마을의 대표 온천에서 남녀노소가 모여 함께 몸을 씻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다양한 사건사고가 일어나면서 막부에 의해, 메이지 정부에 의해 혼욕은 여러 차례 금지됩니다. 하지만 쓰루노유를 비롯해 일본 내에는 아직도 혼욕이 가능한 온천탕이 300여 곳 남아 있습니다.

쓰루노유에는 남녀 따로 들어가는 온천이 3곳 있지만, 한가운데 있는 가장 크고 경치가 좋은 노천탕이 남녀 공용이에요. 남녀 탈의실에서 따로 옷을 벗은 후 훵하니 뚫려 있는 혼탕으로 들어가야 하죠. 경험자들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탕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나무가 걸쳐진 바위가 있어 각도에 신경을 쓰면 몸을 보이지 않고 미끄러지듯 온천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남성 탈의실 쪽은 뻥 뚫려 있어 수건으로 가리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하네요. 정 민망하면 큰 수건으로 몸을 감고 탕에 들어가도 괜찮아요. 물이 불투명해 탕 속에선 몸이 거의 비치지 않고요.

스카유 센닌부로 광고사진. 사진 스카유 페이스북

스카유 센닌부로 광고사진. 사진 스카유 페이스북

사실 일본에서 제일 유명한 혼탕은 아오모리현에 있는 ‘스카유(酸ヶ湯)’란 곳입니다. 이 온천료칸에는 기둥 하나 없는 커다란 너도밤나무 욕탕이 있는데, 얼마나 큰 지 1000명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센닌부로(千人風呂)’라고 불립니다. 욕탕 안에 남녀노소가 빼곡하게 들어가 웃고 있는 온천 광고 사진으로 널리 알려졌어요. 혼탕이 불편한 여성들은 하루에 두 번 여성 전용 목욕 시간이 지정돼 있으니 이때 센닌부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눈꽃 온천 이야기가 이 기사에 담겨 있습니다.
▶"이병헌·김태희도 몸 담갔다…남녀 혼탕 ‘눈꽃 온천’ 이용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2390

내게 딱 맞는 온천은 어디? '온천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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