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메시-호날두 없는 발롱도르…2024년 30인 후보 명단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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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축구전문지 프랑스풋볼이 메시와 호날두를 모두 제외한 2024 발롱도르 30인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축구전문지 프랑스풋볼이 메시와 호날두를 모두 제외한 2024 발롱도르 30인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세기의 라이벌’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37·인터 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나스르)의 시대가 공식적으로 저물었다. 지난 2003년 이후 21년 만에 발롱도르(Ballon d’Or) 후보자 명단에 두 선수의 이름이 모두 빠졌다.

프랑스풋볼은 5일(이하 한국시간) 2024 발롱도르 부문별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발롱도르는 지난 1956년부터 프랑스풋볼이 매년 수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축구상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남자선수상 후보 30인 명단에 눈에 띄는 변화가 발생했다. 각각 8차례와 5차례 발롱도르 트로피를 품에 안아 최다 수상 1·2위에 오른 메시와 호날두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지 못 했다. 두 선수가 발롱도르 수상의 첫 관문인 30인 후보 명단에서 빠진 건 지난 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두 선수는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발롱도르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세기의 라이벌’로 자리매김했다. 같은 기간 나란히 5차례씩 수상하며 뜨거운 경쟁 구도를 이뤘다. 호날두가 2017년 이후 수상 이력을 추가하지 못한 것과 달리 메시는 지난해를 포함해 3차례 더 발롱도르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메시와 호날두가 모두 발롱도르 30인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건 지난 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사진은 지난해 친선경기에서 만난 호날두(왼쪽)와 메시. AP=연합뉴스

메시와 호날두가 모두 발롱도르 30인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건 지난 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사진은 지난해 친선경기에서 만난 호날두(왼쪽)와 메시. AP=연합뉴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축구의 중심 무대인 유럽을 떠나 미국(메시)과 사우디아라비아(호날두)로 거점을 옮기면서 발롱도르와 멀어지게 됐다. 프랑스풋볼은 “메시와 호날두 모두 여전히 국가대표로 활약 중이고 뜨거운 인기를 누리지만, 상대적으로 국제대회 성과가 저조했다”면서 “호날두는 포르투갈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유로 2024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를 냈다. 메시는 코파아메리카 2024에서 우승했지만 아르헨티나대표팀에서 뛸 가능성이 갈수록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 선수를 대신해 발롱도르 30인 후보 중 각각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활약 중인 20대 초중반의 젊은 골잡이 엘링 홀란(24)과 킬리안 음바페(26)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지난해 메시에 이어 발롱도르 후보 중 2위에 오른 홀란은 올 시즌 초반 2연속 해트트릭을 비롯해 3경기에서 7골을 쓸어 담으며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음바페는 파리생제르맹(PSG)을 떠나 레알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아울러 유로 2024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스페인과 잉글랜드 출신 선수들이 각각 6명씩 이름을 올려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클럽 기준으로는 레알 마드리드가 총 7명의 후보를 배출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기록한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도 나란히 4명씩 이름을 올렸다.

스포츠 베팅업체들은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본다. 지난 시즌 더블의 주역인 데다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선수로서의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다. AP=연합뉴스

스포츠 베팅업체들은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본다. 지난 시즌 더블의 주역인 데다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선수로서의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다. AP=연합뉴스

주요 스포츠 베팅 관련 업체들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4), 주드 벨링엄(21·이상 레알 마드리드), 로드리(28·맨체스터 시티) 등의 수상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보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 두 선수는 지난 시즌 ‘더블(챔피언스리그와 프리메라리가 동시 석권)’의 주역이다. 특히나 비니시우스의 경우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수상 가능성에 플러스 요소로 작용할 거라는 전망이 많다. 로드리는 소속팀에서 프리미어리그, 대표팀에서 유로 2024를 각각 제패했다.

한편 ‘캡틴’ 손흥민(토트넘), ‘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한국인 선수들은 올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 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9년과 2022년, 김민재는 지난해 30인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두 선수가 모두 탈락하며 올해는 아시아 출신 선수가 전원 탈락했다.

남자 감독상 후보군에는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 리오넬 스칼로니(아르헨티나대표팀), 사비 알론소(레버쿠젠) 등이 이름을 올려 경쟁한다. 2024 발롱도르 시상식 및 수상자 발표는 다음달 29일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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