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두 번이 없으니 늘 준비하라"
연장 12회, 결과 14대 9, 경기 시간 5시간 30분, 명승부였다.
이는 지난 8월 26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에서
최강 몬스터즈와 독립리그 대표팀의 경기 결과다.
이 경기의 승리는 독립리그 대표팀 몫이었다.
경기 내내 치열한 승부수를 던졌던 최강 몬스터즈 김성근 감독은
승부가 난 후 운동장으로 나와 독립리그 대표 선수들과 악수를 했다.
“수고했어”라는 말과 함께 선수 모두와 교감하는 진심 어린 악수였다.
이 순간,
2012년 김성근 감독이 들려줬던 이야기가 불쑥 떠올랐다.
당시 그는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 감독이었다.
“오늘 아이 하나가 두산에 가게 됐어.
더 뛰어서 더 많은 아이를 프로에 내보내야지.
그래야 또 다른 아이들에게 기회가 생기잖아.
이것이 고양 원더스가 존재하는 이유고 보람이겠지.”
야신이라 불리던 그가 독립구단 감독을 맡은 이유였다.
이야기 중 남달랐던 게 ‘아이’라는 선수들에 대한 호칭이었다.
이 ‘아이’라는 호칭을 김 감독이 쓰는 이유 또한 이내 알 수 있었다.
마침 그날 입대한 선수의 어머니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로 인해서였다.
“아버님, 우리 아들이 입대하면서 봉투 하나를 줬어요.
5000엔(당시 약 7만원)이 들어 있더라고요.
나중에 아버님께 되돌려드린다고요.”
5000엔은 김 감독이 지난 설에 선수들에게 준 용돈이었다.
김 감독은 “프로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며
“얘들 하나하나 사연이 있어. 다 드라마지.
다시 야구할 기회를 가진 걸 고마워하는 거야”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사인볼에 늘 ‘一球二無(일구이무)’란 글귀를 쓴다.
이는 ‘공은 두 번이 없으니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그의 야구 철학이다.
그가 명승부 후 독립리그 ‘아이들’에게 건넨 ‘”수고했어”란 말과 악수,
어쩌면 ‘一球二無’한 선수들에 대한 진심 어린 격려일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