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주인 말, 들어보셨나요? 돈 주면 낳을거란 헛된 착각

  • 카드 발행 일시2024.09.05

글로벌 머니: 인구위기

글로벌 머니: 인구위기를 내 관심에도 추가해드렸어요.

새로운 사회계약

한국은 경제 위기보다 심각한 인구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로스 다우탯은 2023년 12월에 쓴 글에서 한국의 인구가 낮은 출산율 때문에 14세기 흑사병 이후 유럽보다 적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2006~2023년에 어림잡아 300조원 정도를 쏟아부었지만, 소멸 위기의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정이 이쯤 되면 출산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한 기술적인 대책은 소용없다고 봐야 한다.

대신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새로운 사회계약’을 맺기 위한 근본적인 접근이다. 이를 위해 먼저 인구 위기를 단순 경제 차원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머니가 해외 전문가 7인을 릴레이 인터뷰한 이유다.

① 과거와 현재 인구 위기
② 인구 대반전과 부채, 물가, 불평등  
③ 인구 위기는 종말이 아니라 도전과제 
④ 생태계와 인구 위기    
⑤ 여성과 인구 문제
⑥ 인구, 노동 그리고 AI  
⑦ 아프리카에서 본 인구 문제 

자궁은 여성 몸의 일부다. 여성의 느낌과 생각의 지배를 받는다. 그런데도 인구위기 대책을 이야기할 때 여성의 지위와 불만, 저항 등에 대해서는 슬쩍 넘어간다.

대신 정책 담당자 등은 인간에 대해 가장 좁은 인식 틀을 담고 있는 경제학 교과서의 '효용-인센티브 함수'로 여성을 가정하고 저출산 대책을 마련한다. 거칠게 말해 아이 낳으면 현금을 주거나 내집 마련 혜택을 준다는 게 대책의 표준이 됐다.

그러나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1%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효용-인센티브 함수'가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보여준다. 글로벌 머니는 거리를 두고 한국 인구위기를 지켜보는 미국 시민단체인 인구균형(Population Balance)의 난디타 바자즈(Nandita Bajaj) 대표(Executive director)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난디트 바자즈 미 인구균형 이사. 본인 제공

난디트 바자즈 미 인구균형 이사. 본인 제공

바자즈 대표는 캐나다에 거주하면서 미국 안티옥대에서 교육학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프로나탈리즘(Pronatalism, 출산장려)의 비인도주의를 고발하는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인구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의 기자 눈에 조직 이름인 '인구균형'이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웃으며) 그럴 수 있다. 인구균형은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데, 이를 균형 잡기 위해 각국 정부의 정책뿐 아니라 개인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기 위한 네트워크다.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기 위해서는 말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한국의 일반 시민이 자주 들었거나 사용하지 않은 용어의 뜻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을 듯하다. 우선 평소 주장해 온 '제도로서 프로나탈리즘(Pronatalism as an institution)'은 무슨 의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