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어떻게 헤어질 결심을 外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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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5호 22면

어떻게 헤어질 결심을(박찬욱 지음, 을유문화사)=박찬욱 감독의 사진집. 영화 ‘헤어질 결심’을 구상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2022년 이 영화를 완성한 무렵까지 찍은 사진들을 담았다. 박해일과 탕웨이를 비롯한 배우들의 색다른 모습, 독특한 프레임으로 포착한 제작 현장 안팎의 사물과 풍경, 각 사진에 대한 짤막한 글이 고루 시선을 끈다.

호크니와 게이퍼드가 말하는 그림의 역사(데이비드 호크니·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미술문화)=세계적 명성의 화가 호크니와 평론가 게이퍼드의 대담은 종이나 캔버스의 회화는 물론 사진과 영화 등도 ‘그림’으로 아우른다. 2016년 첫 출간 이후 2020년 개정판의 번역본. 도판이 풍부하게 실려있다. 부제 ‘동굴벽화부터 아이패드까지’.

무함마드(카렌 암스트롱 지음, 김승완 옮김, 교양인)=이슬람 초기 역사 기록과 경전, 여러 문헌 등을 토대로 예언자 무함마드(570~632)의 삶을 그가 등장한 시대의 문화적, 사회적 상황과 함께 펼쳐낸다. 세계적 종교학자인 저자는 “역설적으로 무함마드는 자신이 살았던 시대에 깊이 뿌리를 내렸기에 시대를 초월한 인물이 되었다”고 썼다.

빵과 장미(브루스 왓슨 지음, 홍기빈 옮김, 빵과장미)=191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공업도시 로렌스에서 최대 2만8000명이 참여한 파업은 훗날 ‘빵과 장미 파업’으로 불리게 된다. 빵은 생존권, 장미는 인간다운 삶의 은유다. 미국 역사에서 한동안 잊혀졌던 이 파업의 전개 과정과 역사적, 사회적 의미를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조명했다.

대한민국 자치행정학 연구 1·2(최진혁 지음, 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인 저자가 그동안 시행된 여러 지방자치제도를 다뤘다. 특히 주민참여예산제도 활용, 민원행정 품질 제고 방안 등의 연구와 함께 주민주권운동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와 대안, 충청권 중심으로 광역자치행정 사례와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탈북 32년, 두만강 넘어 시드니(김재홍 지음, 황금알)=이 책의 주인공 ‘에디’는 청년 시절 탈북해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방송활동과 사업을 시작했고,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민해 새로운 사업을 이어갔다. 1990년대 중반 기자로서 그를 취재하기 시작한 지은이가 탈북 1세대이자 어느덧 환갑을 바라보게 된 에디의 극적인 삶의 여정을 전한다.

우리 둘이는(박인희 지음, 마음의숲)=‘모닥불’ ‘방랑자’ 등의 노래로 사랑받아온 가수이자 시인 박인희의 산문집. 중학교 때 친구가 된 이해인 수녀와의 우정을 비롯한 삶의 기억과 자취가 담겼다. 1987년 출간 이후 절판된 책을 다시 펴냈다. 지은이의 시집 『소망의 강가로』와 『지구의 끝에 있더라도』도 나란히 다시 나왔다.

낯선 이야기는 우리 곁에 있다(정헌목·황의진 지음, 반비)=SF와 인류학은 ‘낯설게 보기’를 강조한다는 점에서도 서로 비슷하다는 것이 저자들의 시각. 『솔라리스』 『어둠의 왼손』 같은 고전에서 김초엽·배명훈 등 현재 한국 작가들의 작품까지 여러 SF를 인류학의 렌즈를 통해 접근했다. SF를 ‘가상의 민족지’로 읽어내는 시도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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