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과 점심을 겸한 식사를 뜻하는 브런치의 의미가 달라졌죠. 특정 시간이 아닌 하루 중 언제라도 좋고, 식사만이 아닌 그 시간까지 즐기는 것으로요. 이러한 ‘올 데이 브런치 문화’를 알리고 있는 김희경 카페 시트롱 대표가〈집에서 즐기는 카페 브런치〉를 통해 브런치 메뉴를 소개합니다. 메뉴에 담긴 이야기부터, 유명 카페 부럽지 않은 맛을 낼 수 있는 비법을 만나보세요.
집에서 즐기는 카페 브런치 ⑩ 무화과 프로슈토 오픈 샌드위치
요즘 하늘 보셨나요, 조금은 높아진 하늘을 볼 때면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가을로 향하고 있다는 게 실감 납니다. 한낮엔 여전히 더위가 기승이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도 불고요. 식은 열기가 반가우면서도 여름의 빛이 바랜 것 같아서 마음 한쪽이 쓸쓸해질 때가 있는데, 이때 위로가 돼주는 과일이 있습니다. 바로 요즘 맛볼 수 있는 무화과입니다.
무화과를 보면 저는 어린 시절 할머니 댁 마당이 떠올라요. 예전엔 집집이 작은 마당에 무화과 나무를 기르는 집이 많았거든요. 손바닥 같은 예쁘고 향긋한 잎사귀를 가진 무화과나무는 여름내 열매를 맺는데, 할머니께서 “이제 먹어도 된다~”라고 말씀하실 때까지 손꼽아기다려야 했죠. 그렇게 딴 무화과를 베어 물었을 땐 만날 수 있던 흰 우유 같은 즙과 붉은 속살의 추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무화과는 겉만 보면 꽃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열매 속에 꽃을 품고 있어 단면을 자르면 그 어떤 과일보다도 화려합니다. 요즘은 초당옥수수, 복숭아에 이어 이른바 ‘피켓팅’을 일으키는 3대장 과일 중 하나로 자리 잡았죠. 표피는 담백하지만, 속에 숨겨진 꽃 부분을 먹으면 꿀처럼 달콤한 즙이 터져 나오며, 부드러운 식감과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선사합니다. 또한, 무화과는 종류도 다양해서 ‘도장 깨기’ 하듯이 여러 품종을 경험해 볼 수 있어요.
활용도도 다양해요. 달콤한 디저트 재료로도 좋지만, 식사나 안주, 음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다재다능한 과일이거든요. 오늘은 이 무화과를 짭짤한 프로슈토와 함께 빵 위에 올려 내는 오픈 샌드위치를 소개할게요. 브런치 메뉴로도 손색이 없지만, 와인이나 위스키와 함께 페어링 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아마 무화과의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생각나는 맛일 거예요.
Today`s Recipe 무화과 프로슈토 오픈 샌드위치
“잘 익은 무화과를 고르고 싶다면 껍질 색이 선명하고 말랑말랑한 것을 고르면 됩니다. 세척할 때는 꼭지를 위로 향하게 한 뒤 재빨리 물로 씻은 후 물기를 제거해 사용하면 됩니다. 또 오픈 샌드위치를 만들 때사워도우는 잘 구운 후, 토핑을 얹기 전에 한입 크기로잘라야 해요. 이렇게 하면 토핑이 쏟아지지 않아 깔끔하게 먹을 수 있거든요.”
재료 준비
재료(1인분) : 사워도우 1장, 무화과 콩포트 또는 잼 1큰술, 리코타치즈(또는 그릭요거트) 2큰술, 무화과 2개, 프로슈토 1장, 꿀 1작은술, 후추 약간
만드는 법
1. 사워도우를 토스트 한 뒤 한입 크기로 자른다.
2. 무화과 콩포트를 빵 위에 펴서 바른 뒤 리코타 치즈를 올린다.
3. 무화과를 4~6등분으로 잘라 골고루 올린 뒤 프로슈토를 한입 크기로 찢어 올린다.
4. 꿀을 가늘게 골고루 떨어트린다
5. 굵은 후추를 뿌려준다.
김희경 cook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