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리언, 성기 닮아 거북했다…45년만에 다시 토할 준비하라

  • 카드 발행 일시2024.08.23

문화 비타민

문화 비타민를 내 관심에도 추가해드렸어요.

공 같은 육괴가 그의 배를 찢고 터져 나오면서 “깨앵!” 무척 신경질적인 세상에도 듣기 거북한 기성을 발한다. 그 괴물은 우주선 구석구석을 숨어다니며 승무원들을 공격해 죄다 죽여버린다(1983년, 중앙일보).

역대 가장 무서운 외계 SF 호러에 단골로 꼽히는 영화 ‘에이리언’(1979)은 등장부터 충격이었죠. 1977년 ‘스타워즈’의 엄청난 성공 후 SF 공상과학 장르 붐 속에 기획됐죠.

당시 떠오르던 40대 초반의 영국 감독 리들리 스콧(현재는 ‘글래디에이터’ ‘델마와 루이스’ ‘마션’ 등 거장 반열에 오른 86세 노감독이죠), 인간과 기계의 악몽 같은 결합을 그려 ‘기거레스크(Gigeresque)’ 신조어를 탄생시킨 스위스 출신 ‘괴물들의 아버지’ H. R. 기거(1940~2014)가 손잡았는데요. 이 괴짜들은 우주 모험 판타지보단 괴이한 외계생명체가 주는 공포에 관심이 컸습니다. 스콧 감독이 “공상과학판 텍사스 전기톱 학살”이라 자평한 ‘에이리언’ 시리즈 탄생 배경이죠.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14일 개봉)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 1편(1979)을 뒤잇는 속편입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14일 개봉)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 1편(1979)을 뒤잇는 속편입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숙주의 입에 긴 도롱 같은 생식기를 밀어넣어 알을 낳는 ‘페이스 허거’와, 그 알에서 숙주의 내장과 살갗을 찢으며 태어나는 ‘체스트 버스터’, 이 괴물이 허물을 벗고 성장한 성체 ‘제노모프’ 등. 역대 가장 무서운 영화 장면에 단골로 꼽히는 이 끔찍한 외계 학살자들의 살육 장면 탓에 당시 미국 텍사스의 한 영화관은 ‘에이리언’ 관람 도중 화장실에 뛰쳐간 관객들의 토사물을 참다 못해, 체스트 버스터의 첫 등장신의 필름을 마음대로 잘라내 빈축을 사기도 했다는군요.

성기 닮은 에이리언… 괴짜 기거·스콧의 파격 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