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마와 수상한 집착녀…인생 최악의 손님이 찾아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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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윤석(사진 오른쪽)은 불청객 유성아(고민시·아래 사진)를 손님으로 받는 펜션 주인 전영하를 연기했다. 윤계상(사진 왼쪽)은 친절한 모텔 주인 구상준을, 이정은은 경찰 윤보민으로 분했다. [사진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윤석(사진 오른쪽)은 불청객 유성아(고민시·아래 사진)를 손님으로 받는 펜션 주인 전영하를 연기했다. 윤계상(사진 왼쪽)은 친절한 모텔 주인 구상준을, 이정은은 경찰 윤보민으로 분했다. [사진 넷플릭스]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 그 돌을 누가 던졌을까? 왜 하필 내가 맞았을까?’ 23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8부작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구상준(윤계상)은 이런 의문을 갖는다. 2000년 시골 호숫가 모텔의 주인인 그는 상상도 못 했던 연쇄살인범 지향철(홍기준)을 손님으로 받는다. 방값까지 깎아주며 멋진 방을 내줬는데, 그날 밤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사건이 알려진 뒤 모텔은 폐업했고 상준과 가족은 비난에 휩싸였다.

2021년, 이번엔 깊은 숲속 펜션 주인 전영하(김윤석)가 어린 남자아이와 유성아(고민시)를 손님으로 맞는다. 영하는 LP를 틀어주고 편히 쉬라며 자리를 비켜줬다. 이튿날, LP판엔 피가 흥건했고 성아는 큰 트렁크 하나만 끌고 홀로 떠났다. 놀라서 신고하려던 영하는 ‘범행을 목격한 것도 아닌데 의심만으로 일상을 무너뜨리는 건 아닐까’ 싶어 비밀로 간직한다. 그런데 1년 만에 성아가 다시 펜션을 찾고, 영하는 불안해진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윤석은 불청객 유성아(고민시)를 손님으로 받는 펜션 주인 전영하를 연기했다. 윤계상은 친절한 모텔 주인 구상준을, 이정은은 경찰 윤보민으로 분했다. [사진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윤석은 불청객 유성아(고민시)를 손님으로 받는 펜션 주인 전영하를 연기했다. 윤계상은 친절한 모텔 주인 구상준을, 이정은은 경찰 윤보민으로 분했다. [사진 넷플릭스]

여기까지가 언론에 공개한 1~4화 내용이다. 수상한 누군가로 인해 극적 상황을 맞은 평범한 인물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는 재미의 서스펜스 스릴러다. 결정적 순간을 먼저 보여준 뒤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심리 변화가 주는 공포감이 상당하다. JTBC 드라마 ‘미스티’(2018), ‘부부의 세계’(2020)를 연출한 모완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SLL과 스튜디오플로우가 공동제작했다. 21일 제작발표회에서 모 감독은 “이런 부탁을 시청자에게 하면 혼날 테지만, 조용한 환경에서 소리를 키우고 등장인물의 얼굴에 집중해서 봐 달라. 남의 일이 아닌 우리가 사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에 이입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윤석에겐 첫 넷플릭스 작품이자 17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다. 그는 “스릴러라면 주로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이야기다. 그런데 이 작품은 퇴직 후 펜션을 차린 평범한 인물이 아주 특이한 사람을 만나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돌을 던진 사람과 그 돌에 맞은 개구리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성아 역의 고민시는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최고난도”라며 “후반부로 갈수록 성아가 어떤 행동을 할지 나조차도 궁금해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윤석은 불청객 유성아(고민시)를 손님으로 받는 펜션 주인 전영하를 연기했다. 윤계상은 친절한 모텔 주인 구상준을, 이정은은 경찰 윤보민으로 분했다. [사진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윤석은 불청객 유성아(고민시)를 손님으로 받는 펜션 주인 전영하를 연기했다. 윤계상은 친절한 모텔 주인 구상준을, 이정은은 경찰 윤보민으로 분했다. [사진 넷플릭스]

‘JTBC X SLL 신인작가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손호영 작가가 집필했고, 영어 제목은 ‘The Frog’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 작품에서 반복되는 내레이션이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숲이 한순간에 공포의 공간으로 바뀐다는 것을 강조한다. 모 감독은 “스릴러라면 무섭고 험한 공간을 생각하는데, 우리 작품은 소중한 우리의 공간 안에서 무서운 일이 벌어져야 했다. 한적하고 아름다운 공간이 공포의 장소로 바뀌는, 그 이중적인 매력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기존 스릴러의 클리셰를 깨려는 노력은 캐스팅에서도 드러난다. 영화 ‘황해’(2010)와 ‘범죄도시1’(2017)에서 인상적인 악역을 맡았던 김윤석과 윤계상이 피해자 역할로 분해 색다른 재미를 준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장이수를 연기한 배우 박지환은 상준(윤계상)의 친구로 나온다. 숙박업소를 운영하고 불청객을 맞는 설정을 김윤석과 공유한 데 대해 윤계상은 “존경하는 선배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부담이 커서 최선을 다했다. 선배님 연기를 보고 난 후 섬세함의 끝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감당하기 힘든 사건을 본능적으로 추적해 ‘술래’라는 별명을 가진 경찰 윤보민 역을 맡았다. 2000년 신입 경찰(하윤경)이었던 그는 2021년 파출소장이 된다. 이정은은 “경찰 역을 해보고 싶었는데 좋은 작품으로 만나게 됐다”며 “직업 윤리를 떠나 범인을 잡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보민을 움직이는 힘”이라고 소개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피해자의 정서에 대한 작품으로 사회적 무관심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가 들어있다”며 “범죄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마치 없던 일처럼 치부함으로써 피해자를 더 고통스럽게 만드는 상황을 스릴러 방식으로 보여준다. 스릴러라는 장르적 재미도 충분한데 묵직한 메시지까지 담았다”고 호평했다.

모 감독은 “촬영하면서 ‘부부의 세계’ 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면서도 “그때보다 잘 되고 싶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작품을 만들며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시청자도 같은 감정을 느꼈으면 한다”며 “많은 분이 자기 삶을 더 사랑하고 싶다고 느낀다면 그것이 성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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