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스마트폰·태블릿PC는 기본적인 인프라 같은 존재가 됐어요. 그런 걸 덜 사용하는 게 가능할까요? 제한하기보다 똑똑하게 쓰는 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10대 놀이 문화가 된 ‘숏폼(짧은 영상)’ 같은 다양한 온라인 콘텐트를 만든 김지윤 디지털 에이전시 스텔러스 대표에게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을 어떻게 통제해야 하냐”고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김 대표는 “엄청난 자본을 투입해 사람들을 사로잡는 고도의 기술을 개발하고, 대규모 마케팅을 집행하는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양육자들은 불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아이들을 향한 잔소리와 통제로 이들 기업을 이길 순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불가능한 걸 하라고 강요하기보다 잘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주는 사건이 최근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광고하지 않는다는 모기업의 규정을 어기고, 상대 서비스에 자사 서비스를 광고하는 광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유튜브는 광고 매출을 늘려야 했고, 인스타그램은 경쟁사인 틱톡 등에 10대 고객을 더는 빼앗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단 이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이미 이들 서비스는 10대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한국 10대 청소년 98%가 유튜브를 사용하고 있고, 10대 스마트폰 이용자는 한 달에 9400만 시간을 인스타그램에서 쓰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빅테크 기업에 맞서 화면에 빠진 아이들을 구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에 중독되지 않고 똑똑하게 사용하는 게 가능하긴 할까?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의 저자이기도 한 김 대표를 지난 7일 만나 들어봤다.
Intro 화면 제거는 불가능하다
Part 1 중독에서 몰입으로
Part 2 재미에서 공부로
Part 3 올챙이 적 기억하자
📱 중독에서 몰입으로
10대 스마트폰 이용률은 99.6%(방송통신위원회 2023년 조사).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지 않는, 게임을 하지 않는 아이들은 사실상 없다. 스스로 중독됐는지조차 모른다. 김 대표는 “몰입과 중독은 한 끗 차이”라면서 “왜 하는지 모르고 절제하지 못하면 중독”이라고 했다. 중독을 몰입으로 바꾸기 위해선 스스로 질문하는 게 필요한데, 어른도 쉽지 않다. 10대라면 부모와의 대화 속에서 질문해야 한다.
- 아이들은 스스로 중독인지 왜 모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