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ongAng Plus 전용 콘텐트입니다.

영상을 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시작하기

보유하신 이용권이 있으신가요? 

“호텔방 금고 절대 믿지마라” 전직 국정원 요원의 경고

  • 카드 발행 일시2024.08.16

(한국의 역사를) 바꿀 뻔한 게 너무 많죠. 사실 너무 많아요.

비교적 최근까지 활동했던 20년 경력의 전직 국가정보원 베테랑 요원 제임스 한(전 국정원 3급 부이사관·현 위즈노트에이아이(주) 대표)은 수많은 국정원 임무 성과를 공개할 수 없다는 답답함을 털어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수미 테리’ 사건 등은 국정원 활동이 언론 보도로 노출된 경우다. 이런 보도가 나오면 ‘국정원은 왜 매번 작전에 실패할까’라는 비판이 거세진다. 하지만 그는 “(임무 실패로 인한 노출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성공한 작전은 공개할 수 없는 게 국정원 조직”이라고 했다.

20년 차 국정원 베테랑 요원 제임스 한(현 위즈노트 대표)이 중앙일보 VOICE팀과 인터뷰하고 있다.

20년 차 국정원 베테랑 요원 제임스 한(현 위즈노트 대표)이 중앙일보 VOICE팀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보기관 활동은 ‘합법’이 아닌 ‘합목적성’에 목적을 둔다고 한다. 한 대표는 “목적 달성을 위해 피아(彼我)를 안 가리는 정보전은 국가적으로 큰 이익이 걸린 해외 대형 입찰에서도 예외가 아니다”며 “정보기관 개입이 굉장히 많고 (정보기관 간에) 끊임없는 공격과 방어가 펼쳐진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에서 ‘정보를 빼내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보이지 않는 다툼’은 어떻게 펼쳐질까. 정보기관은 어떤 방식으로 정보 탈취를 시도할까. 국정원도 타국을 상대로 기술 탈취를 시도해 왔을까.

한 대표는 “국가 핵심 기술 중엔 원래 그 나라 것이 아닌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했다. 또 그는 “일상적으로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이 가장 불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 해외 출장에서 보안에 신경써야 할 지점은 어디고 이유는 무엇인지 인터뷰에서 상세히 설명했다.

“정보 유통을 통제하는 능력만큼은 국가대표급”이라고 자부하는 한 대표는 그 능력을 바탕으로 현재 기업 정보 유출을 막는 일종의 ‘화이트 해커’로 활동 중이다. 그는 “네트워크 보안 등에 치중된 기술 보안 시장엔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며 “결국 ‘악의적 내부자’로 불리는 ‘사람’이 정보 보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날이 갈수록 보안 기술은 발전하는 보안 시장에서 그가 ‘내부자’에 주목한 이유는 뭘까. 특히 그는 “한국 경제의 ‘허리’인 중견·중소기업의 보안이 매우 취약하다”며 “대기업과 달리 중견·중소 기업 정보 유출 피해는 임직원의 일상을 처참하게 망친다”고 했다. 한 대표는 국내 중견·중소 기업 정보 유출을 막는 방법과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 등을 자세히 전했다.

앞서 상편〈정보원과 ‘깊은 연애’를 했다… 20년 국정원 요원 고백〉에서 한 대표는 20년 경험을 토대로 정보기관 요원이 결혼, 인간관계 등에서 겪는 일상적 고충부터 요원-정보원 관계의 본질 등에 관해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정보원의 고용-운용-해고 과정에서 정보원에게 제공하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따로 있다”고 했다. 이 밖에 주로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국정원 요원의 외국어 구사가 일반적인 외국어 능력과 어떻게 다른지, 국정원 소재 콘텐트 중 그가 왜 드라마〈검은 태양〉에 주목했는지 등에 대해 말했다.

목차

1. “국가 핵심 기술, 원래 그 나라 것 아닌 경우 많다”
2. “해외 대형 입찰, 호텔방 금고 믿지 말라”
3. 정보 보안, ‘기술’보다는 ‘사람’
4. “대기업 하청에 단기 취직” 산업스파이 막는 여섯 가지 원칙

국정원 내 보안은 어떤가.

정보를 다루는 게 업이라 위험이란 정보의 속성을 잘 안다. 서로 굉장히 조심한다.

최근 ‘이중스파이’ 문제도 자주 언급된다.

미디어에서 자극적인 소재로 ‘이중스파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실제 사건의 본질을 살펴보면 ‘과연 그걸 이중스파이로 볼 수 있을까’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상대에게 정보 10개를 얻기 위해 한 가지 정보를 흘린 경우가 있다. 내어준 한 개의 정보가 확대되면 ‘이중스파이’가 된다. 반대로 얻어낸 획득한 9개 정보가 부각되면 굉장히 일을 잘한 요원으로 평가받는다.

그래픽 최수아.

그래픽 최수아.

“국가 핵심기술, 원래 그 나라 것 아닌 경우 많다”

임무에 실패하면, 어떻게든 흔적이 남지 않나.

전통적 의미의 흔적이나 디지털 흔적 등이 남는데, 일단 흔적이 남으면 쪽팔리는 일이다. 임무가 사건화돼 수면 위로 드러났다면, ‘작전 실패’로 봐야 한다. 다만 흔적이 남아 언론 등에 공개된 케이스는 국정원이 해 온 임무 중 ‘빙산의 일각’이다. 수많은 사건은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The JoongAng Plus 전용 콘텐트입니다.

중앙 플러스 지금 할인 받고, 구독하기!
지금 바로 시작하기

보유하신 이용권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