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일타강사 - 동유럽 기차여행
최근 들어 동유럽 여행이 인기다. 신규 항공편이 크로아티아·헝가리를 취항하고, TV 예능 프로그램이 루마니아·폴란드를 소개한다. 여행사도 “추석 연휴 동유럽·발칸 지역 예약이 급증했다”고 말한다. 동유럽을 찾는 자유여행자도 많다. 그러나 동유럽 여행은 조심해야 한다. 외국인을 위한 관광 인프라가 열악한 편이어서다.
25년 경력의 유럽여행 인솔자 정연일(55)씨는 지난 6월 손님 16명과 함께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찾았다. 시내 정류장 자동 발권기에서 10인 이상 단체 할인권을 산 뒤 트램을 탔다.
트램에서 검표원이 다가왔다. 정씨 일행의 티켓을 보더니 ‘학생 할인 티켓’이라며 벌금을 내라고 말했다. 정씨는 검표원과 함께 다음 정류장에 내려 발권기를 확인했다. 정씨는 “발권기에서 학생 할인은 없었다”며 “10인 이상 단체 할인권을 산 걸 확인했는데 검표원은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바로 출동한 경찰도 검표원 편만 들었다. 정씨는 손님 일정을 생각해 약 65만원을 납부한 뒤 자리를 떴다.
이후 정씨는 주폴란드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귀국한 뒤 외교부에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외교 당국은 사건이 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답이 없다. 정씨는 바르샤바 교통공사에 증거 자료를 첨부해 e메일을 보냈지만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답만 들었다. 폴란드관광청 본청에도 e메일을 보냈으나 12일 현재 아무 답도 듣지 못한 상태다.
정씨가 겪은 사건은 이례적이다. 유럽 기차여행 전문가는 “이 사건만 보고 동유럽 교통 시스템이 열등하다고 일반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여행업계는 동유럽의 검표원이 서유럽보다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포털 사이트 ‘유럽 여행 카페’나 미국 소셜미디어 ‘레딧’에도 폴란드·헝가리 등지에서 검표원과 실랑이를 벌였거나 부당하게 과태료를 부과했다는 피해 사례가 여럿 나온다.
동유럽을 여행할 때는 대중교통 시스템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동유럽 전철은 한국과 달리 개찰구가 없는 경우가 흔하다. 하여 티켓을 소지한 채로 승차한 뒤 검표원으로부터 티켓을 확인받아야 한다. 어떤 종류의 티켓이든 유효화(Validation) 과정이 중요하다. 유효화 승인이 없으면 티켓이 있어도 부정 탑승으로 간주한다.
요즘은 종이 티켓이 아니라 모바일 QR 티켓도 많이 쓴다. QR 티켓도 탑승 전후 반드시 기기에서 유효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주한헝가리대사관은 “QR 승차권 관련 규정 미준수로 인한 적발 사례가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유럽은 대중교통 티켓의 종류가 많고 복잡하다. 시간권의 경우 이용 시간을 넘기면 바로 과태료가 부과된다. 동유럽은 영어 소통도 원활치 못하다. 동유럽 여행을 계획한다면 더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