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의 집테크 by 머니랩
돌고 돌아 다시 부동산이다. 2년 넘게 소강상태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값이 뜀박질하고 있다. ‘저출산발(發) 집값 폭락론’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말이다. ‘집값 불패’ 신화를 진리처럼 믿어야 할 형국이다.
분위기가 이렇자 집을 사기로 결심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무주택·유주택자를 가리지 않는다. 어디에 집을 사야 인생을 업그레이드할까, 어떤 집으로 갈아타야 투자 가치가 있을까. 이리저리 고민하지만 결정은 쉽지 않고 마음만 바쁘다.
‘집을 사두면 오르는 시대’는 저물었다. 지방은 물론 서울에서조차 오르는 곳만 오른다. 가격이 오를 만한 집은 어딜까. 모든 재화가 그렇듯 수요가 많아야 한다. 요즘 부동산 시장의 주력 수요층은 MZ세대(1981~2010년생), 더 정확히는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인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거래 총 1만8625건 가운데 30대가 사들인 비율이 32.9%(6121건)에 달했다.
이제 MZ가 선호하는 곳을 사야 집값이 뛰고, 투자에 성공한다는 것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 내 집 마련이나 다른 집으로 ‘갈아타기’를 준비중이라면 투자 방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머니랩은 MZ세대의 아파트 취향을 ①신축 ②직주근접 ③한강변 등 세 가지 키워드로 3회에 걸쳐 분석한다.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를 타고 서울을 가로지르다 보면 한강을 따라 양옆으로 늘어선 아파트가 줄지어 눈에 들어온다. 이른바 ‘한강변 아파트’다.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에게 강남 못지않은 투자처로 대접받는다. ‘서울 집값이 오를 대로 올랐다’는 시각도 있지만, 여전히 한강을 낀 아파트는 강남·강북 가릴 것 없이 가격이 뛴다. ‘강남 불패’가 아닌 ‘강변 불패’ 시대란 말이 나올 정도다. ‘한강변 아파트를 사두면 돈이 된다’는 믿음이 퍼지면서 지방 수요까지 몰린다.
그 정점에 ‘한강뷰(한강+view) 아파트’가 있다. 특히 강남권에서는 ‘한강뷰’ 값이 최대 10억원에 달한다.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인데도 한강이 보이는 집이 그렇지 않은 집보다 무려 10억원이 비싸단 뜻이다.
물론 한강변(뷰) 아파트 선호 현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한강 줄기는 ‘돈맥(脈)’으로 통한다. 흥미로운 점은 MZ세대가 주력 수요층으로 부상하고 있단 점이다. 올해 ‘한강뷰 고가 아파트’로 유명한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매수자 중 MZ 비율이 전체의 50%가 넘는다. 같은 값이면 강남보다 ‘비강남권 한강뷰 맛집’을 택하는 이도 적지 않다. 왜일까. 머니랩이 MZ의 한강변(뷰) 선호 현상을 비롯해 집값 전망, 투자 포인트, 가성비 단지 등 한강변 아파트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봤다. ‘MZ의 집테크’ 마지막 시리즈다.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트리마제, 올해 매수자 54%가 MZ
-서울 부촌 지도 바뀐다
📍Point 2 왜 한강에 꽂혔나
-한강 조망 비율따라 달라지는 투자가치
-인생은 한강물 아니면 한강뷰?
📍Point 3 투자 포인트는
-집값 올랐는데 사도 될까, 이유는
-가성비 있는 한강뷰 아파트 리스트
‘강남 불패’ 넘어 ‘강변 불패’
“만족해요. 한강변 아파트라고 하면 매연이나 소음을 생각하는데 직접 살아보지 않으면 왜 좋은지 모르죠.”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84㎡(이하 전용면적)에 사는 직장인 김재영(가명·38)씨 얘기다. 올 초 은행 대출을 끌어다가 20억원 정도에 계약했다고 한다. 당시 강남권의 어지간한 구축 아파트와 맞먹는 가격이다.
그는 “시원한 거실 한강뷰는 아니고 ‘사이 조망’(동과 동 사이로 한강 조망)이 나오는 집이지만, 한강과 하늘을 볼 때 느껴지는 개방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한강 산책하기도 좋고, 올림픽대로를 이용하기 편한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투자 가치도 고려했냐는 질문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벌써 3억원 올랐다”고 했다. 그는 “준비한 예산 안에서 ‘가격이 절대 떨어지지 않을 집’을 고르는 데 중점을 뒀다”며 “방배동이나 도곡동 30평대 아파트도 살 수 있었지만, 요즘은 한강변 아파트가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