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허위 인턴확인서를 제출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아들 조모(28)씨의 연세대 석사 학위가 취소됐다.
연세대 관계자는 “최근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를 열어 조씨의 입학을 취소했다. 입학이 취소되면서 자연스럽게 석사학위도 취소됐다”고 8일 밝혔다. 입학 취소 사유는 입학 전형 제출서류의 허위기재로 파악됐다.
조씨는 2018년 1학기 정치외교학 석사 과정에 응시하면서 “2017년 1월부터 10월까지 법무법인 청맥에서 문서 정리와 영어 번역 등 총 16시간 인턴활동을 했다”는 인턴확인서를 연세대에 제출했다. 당시 청맥 소속 변호사였던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턴확인서를 발급했다. 조씨는 2017학년도 2학기 연세대 정치외교학 석·박사 통합과정에서 낙방해 두 번째 응시였다.
2019년 조 대표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이 일면서 검찰은 지난 2020년 1월 최 전 의원을 인턴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했다는 혐의(업무방해)로 기소했다. 지난해 9월 대법원은 “최 전 의원이 조씨에게 발급해준 인턴 증명서는 허위”라고 판단했다. 최 전 의원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국회의원직을 잃었다.
연세대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조씨의 입학 취소 논의에 착수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7월 조씨가 석사학위를 반납하겠다고 했으나 학위 반납에 대한 법령이나 학내 규정이 없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학위 반납 1달 전 서울대 대학원 합격…학부시절 대리시험 유죄
조씨는 지난해 6월 서울대 국제대학원 후기 입학전형에 합격해 현재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연세대 석사학위를 반납하기 한 달 전의 일이다.
문제는 조 대표 부부가 조씨의 미국 학부인 조지워싱턴대의 온라인 시험을 대리로 치렀다는 혐의가 법원에서 2심까지 유죄로 판단된 것이다. 서울대 학칙에 따르면 입학 전형에 허위, 위조, 변조 등 거짓자료를 제출할 경우 입학허가를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서울대 대학원 입학전형 과정에서 조지워싱턴대의 학부시절 성적증명서를 내야 했다.
지난 2월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우수·김진하·이인수)는 조지워싱턴대 성적평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조 대표 부부가 2회에 걸쳐 온라인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해 조지워싱턴대 담당 교수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했다”며 “성적평가 업무 적정성 내지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리시험으로 받은 조지워싱턴대 장학증명서를 연세대에 제출한 것도 유죄로 봤다.
하지만 서울대는 현재까지 조씨의 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서울대 관계자는 “대학원 입학 시 가장 최신화된 성적증명서를 제출하는데, 조지워싱턴대가 대리시험으로 인한 성적평가에 문제를 삼고 있지 않다”며 “조지워싱턴대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에 따라 (학교 대응이)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연세대 대학원 입학 취소로 이어진 허위 인턴증명서는 제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지워싱턴대는 성적 평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담당교수였던 맥도널드 교수는 지난해 12월 조 대표 부부의 자녀 입시비리 항소심 공판에서 서면 답변서를 통해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생각한다”면서도 “조씨 부부 행동이 형사적 범죄를 구성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학문적인 부정행위가 너무나 경미해 대학에 보고하지 않고 학생과 직접 협의했을 것”이라며 “학문에 대한 부정행위가 범죄가 되려면 고도로 추악한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데, 이번 경우는 최종 성적의 4%에 해당하는 두 번의 퀴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