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어느 날, 유채은(61)씨는 갑자기 기침이 심하게 났다. 감기라고 여겼다. 동네의원에서 약을 처방받고 주사를 맞았다. 조금 나아지나 했더니 아니었다. '엄마가 천식이라서 그런가'라고 생각했다. 동네의원에서 "천식은 아니고 기관지가 좀 약한 것 같다"며 약·주사 처방을 했다.
오랜만에 가족여행에 나섰다. 차 안에서 심한 기침을 했다. 가래가 조금 나왔다. 딸(40)이 "좀 이상하다"고 걱정했다. 이번에는 호흡기내과 의원으로 갔다. CT를 찍어보니 "암 같다"고 했다. 근처 큰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하니 폐암이었다.
기침만 나왔는데 폐암 4기라니…
그간 살이 갑자기 빠지거나 많이 피로하거나 이 같은 흔한 증상이 없었다. 갑작스러운 기침과 약간의 가래, 이게 전부였다. 7년 전에 갑상샘암 수술을 한 적이 있긴 하다. 아버지가 간경화로 55세에 돌아가셨는데, 이런 게 무슨 상관이 있을까. 그렇게 소리 없이 폐암이란 놈이 들이닥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