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42)가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선임한 대한축구협회를 또다시 비판했다.
이천수는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리춘수'에서 대표팀 내 기강 확립을 위해 홍 감독을 선임했다는 축구협회의 설명에 의문을 던졌다. "내 주변에서는 '홍명보로 애들이 잡히겠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인데, 반대로 젊은 사람들은 '왜 잡아? 같이 하는 거지?'라고 한다"며 "이게 다르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외국인 감독과의 리더십 차이를 언급했다. 그는 "외국인 감독은 안 잡는고 같이 만들어간다 주의"라며 "한국은 리더십이 잡는다"고 설명했다. "우리의 리더십은 축구 안에서 강한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강하다"는 것이다.
이천수는 또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홍 감독 선임과 관련 '국내 감독도 외국과 똑같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시키지도 않은 돈 이야기를 꺼내서 사람들이 '이거 뭐지?' '왜 갑자기 어려운 이 판에 돈 이야기를 꺼내지?'(라고 의심하게 했다)"라고 했다. 이어 "홍 감독이 얼마를 받는지 국감을 하면 밝혀질 것”이라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K리그 감독 빼가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울산이 피해를 봤다. 대한축구협회가 자신들이 더 세다고 생각해 프로팀을 무시하고 감독을 데려갔다"며 "요즘은 프로팀들의 위상도 강하고 울산 팬들 또한 대표팀을 좋아하는데 이럴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자서전을 발간한 것도 비판했다. 그는 "누가 '(회장님) 책 내도 됩니다' 했으니까 지금 상황에 책을 낸 거 아니냐"며 "회장님이 능력 없는 사람을 쓰는 게 잘못이고, 능력 없는 사람을 믿고 계속 쓴다는 건 더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발간했다.
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결별한 뒤 5개월간 새 감독을 물색하다가 지난달 7일 홍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팬들과 축구인들 사이에선 외국인 감독을 알아보다가 뚜렷한 이유 없이 국내파 감독을 선임한 점, 홍 감독이 대표팀 지휘에 생각이 없는 듯한 태도를 취하다가 갑자기 180도로 자세를 바꾼 점 등을 들며 맹비난했다. 특히 박주호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이 홍 감독 선임이 제대로 된 절차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폭로하자, 협회는 박 위원에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이천수는 "얼마나 답답했으면 (박)주호 같은 후배가 나섰겠나. 난 진짜 주호한테 미안하다"면서 "선배가 해야 할 일을 후배가 하고 있으니, 얼마나 선배들이 못난 거냐"라고 꼬집었다.
후폭풍이 일자 협회는 결국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받게 됐다. 문체부는 협회의 운영과 관련해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하자가 없는지에 대한 조사에 직접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