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코스피가 하루에 10% 이상 급락한 때가 딱 3번 있었다. ① 닷컴 버블 붕괴(2000년 4월 17일) ② 9·11 테러(2001년 9월 12일) ③글로벌 금융위기 (2008년 10월 24일).
2024년 8월은 그때처럼 주요 기업의 재무 위기, 테러 발발, 금융 시스템 붕괴가 없는데도 거래 단 이틀 만에 코스피가 12% 넘게 빠졌다. 원인을 하나만 꼽자면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다. 하지만 사실은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증시가 랠리를 펼치면서 쌓인 온갖 종류의 우려가 한꺼번에 터졌다고 볼 수 있다. ▶경기 우려 ▶인공지능(AI) 거품 우려 ▶환율 급변으로 인한 유동성 우려 ▶중동 전쟁 우려 ▶미국 대선 불확실성 우려 등….
높은 산에서 깊은 골로 떨어진 만큼 주식 투자자들이 느끼는 공포심리는 크다. 미리 팔걸, 채권을 사 둘걸, 지금이라도 손절하는 게 낫나,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려나.
머니랩은 요동치는 글로벌 증시에서 투자자가 궁금할 수 있는 3가지 핵심 포인트를 긴급 점검해 봤다. ① AI 테마와 반도체주 상승은 끝났나 ② 미국 경기는 침체기에 접어들었나 ③ 앞으로 주식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이다. 참고로 과거 3번의 코스피(미국 증시 포함) 급락 시기엔 대략 한 달 정도 지나 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
[점검1] AI 테마와 반도체주 상승은 끝났나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사이클(주기)이 좋아지면 1년 6개월 정도 이어진다. 지금은 상승기가 시작된 지 7~8개월 됐다. 더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보통 주가는 메모리 사이클 정점보다 4~5개월 전에 고점을 찍는데, 지금으로 보면 연말 정도가 될 것 같다.
다만 지금까지 주가 상승 속도가 여러 가지 이유로 생각보다 빨랐기 때문에 연말에 전고점을 뚫을 수 있다고 장담하긴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주가 상승세가) 바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AI 테마도 지속하겠지만 증시에서는 좀 약해질 거다. 메모리의 경우 지금은 AI와 관련한 서버 쪽만 좋고 스마트폰과 PC는 안 좋은데, 앞으로는 상대적으로 스마트폰과 PC가 약간 좋아지고 AI 서버 쪽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빅테크를 대신할 차기 주도주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