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팀장님의 이중생활…SNS 부캐로 ‘본캐’ 키웠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8.07

인플루언서 팀장, 어떻게 SNS와 본업 둘 다 잡았을까?

7년째 1일 1포스팅 중인 이형기 신세계백화점 콘텐트전략팀장의 일평균 블로그 방문자 수는 4000명입니다. 하지만 7년째 그 어디에도 회사와 직함을 밝히지 않았죠. 그는 “꼭 소속을 밝히지 않아도 ‘부캐(블로거·인스타그래머)’가 ‘본캐(본업·직장인)’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SNS로 만든 인적 네트워크와 경험은 어떻게 본업에 도움을 줬을까요? 이형기 팀장을 만났습니다.

💬목차

🔹나를 인정하지 않는 상사, 독기로 SNS 시작하다
🔹“나는 보고용으로 간다!”
🔹부캐로 본캐를 성장시킨 법
🔹대기업 마케터 = 100% 전문가일까?

“나를 인정하지 않는 상사, 처음에는 독기로 시작했죠”

퇴근 후 만난 이형기 신세계백화점 콘텐츠전략팀장. 사진 폴인, 송승훈

퇴근 후 만난 이형기 신세계백화점 콘텐츠전략팀장. 사진 폴인, 송승훈

7년째 ‘1일 1포스팅’,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예전에 뉴욕의 ‘오프닝 세리머니’라는 편집숍과 협업을 하려 했어요. 그런데 팀원 누구도 그 편집숍을 몰랐어요. 당황하고 있는데, 저희 대학생 인턴이 손을 든 거죠. “저 그 편집숍 알아요.” 결국 그 친구 말대로 모든 논의가 흘러갔어요. 그때 느꼈죠. 경험이 중요하구나.

그 이후 2013년쯤 제가 SNS 담당자를 맡게 됐는데요. 업무를 잘하려면 SNS를 직접 경험해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SNS를 하게 됐죠.

그 이유만으로 이렇게 오래 할 수 있나요?(웃음)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에는 독기를 조금 품었어요.

회사에서는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잖아요. 예를 들면 상무님은 판촉 출신이신데, 자꾸 SNS 담당자인 저에게 “이게 맞아?” “이렇게 고쳐줘” 하시는 거예요. 어떤 프로젝트가 있어 외부 컨설팅을 받을 때는 분노가 차올랐죠. ‘뾰족한 인사이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외부인 말은 잘 들으시네?’(웃음) 그때 다짐했어요. 외부에서 유명한 파워 블로거가 돼야겠다. 그러면 내 말을 잘 들어주시겠지.

“나는 보고용으로 간다!”

그 오기가 오래갔나요?(웃음)

아니죠. 그런데 좋은 기회가 오더라고요. 블로그를 시작한 지 2년, 일 방문자 수가 1000명 정도 넘어갔을 때예요. 이런저런 브랜드에서 협업 제안이 오기 시작하더라고요. 너무 신기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