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연금 전문가의 공통 지적…70세까진 일해라, 연금 노터치!

  • 카드 발행 일시2024.08.06

머니랩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다. 인구 중에 법적 노인 연령인 65세 이상 비율이 29.1%(2023년 기준)나 된다. 한국의 65세 이상 비율은 19%다. 하지만 일본보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 2045년 쯤엔 노인 인구가 전체의 37%를 넘어서며 일본을 추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늙은 나라는 경제 성장 동력이 약해진다. 고도 성장기인 90년대엔 은행 적금만 넣어도 이자율이 두 자릿수였지만, 다시 그런 시절이 오긴 어렵다. 은퇴 이후 살아가야 할 기간은 예전보다 길어졌는데, 금리는 낮으니 저축해 놓은 돈이 바닥나기 십상이다. 가난하게 오래 살아야 하는 ‘장수 리스크’가 두려운 이유다.

늙은 일본은 한국의 미래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 사회를 맞이한 데다 수년간 초저금리를 유지한 일본은 장수 리스크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그리고 비슷한 환경에 처할 한국의 은퇴 예정자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연금 전문가가 만났다. 일본 기업들에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데 앞장서 온 하타 조우지(秦穣治) DC형연금조사홍보연구소 이사, 신영증권에서 자산관리(WM)와 자산배분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김대일 부사장이다. 두 사람에게 고령화·저금리 시대의 투자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하타 조우지 일본 DC형연금조사홍보연구소 이사(왼쪽)와 김대일 신영증권 부사장이 고령화와 연금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하타 조우지 일본 DC형연금조사홍보연구소 이사(왼쪽)와 김대일 신영증권 부사장이 고령화와 연금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Point 1 ‘늙은 일본’ 따라가는 한국
 -저금리 시대, 노후 리스크는

📍Point 2 예·적금이 장수 리스크 키운다
 -금리, 인플레이션 이기는 연금 투자 포트폴리오

📍Point 3 언제부터 모으고, 어떻게 쓸까
 -일본 은퇴자의 인출 전략 ‘WPP’
 -원금 손실 늦추는 방법

고령화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먼저 고령화를 겪은 일본은 어떤가.
하타 조우지: 최근 일본 증시가 급등하며 연금자산 운용 이익도 커졌다. 노동력 부족도 그럭저럭 해결되고 있다. 퇴직자들이 가능한 일을 오래 하려 하고, 여성 취업도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건 일시적인 행운일 뿐이다. 주식 시장은 언제든 나빠질 수 있고, 베이비붐 세대가 더 늙으면 노동력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전망은 어둡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한국도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연금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김대일: 국내 연금 시장은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약 1000조원, 퇴직연금이 380조원, 개인연금이 370조원 정도 된다. 이것만 합해도 1800조원 가까운 규모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75%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10년 뒤인 2033년엔 약 3000조원까지 갈 거라고 추정한다. 금융회사들은 자산 관리 측면에서 연금 시장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고,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하타 조우지 일본 DC형연금조사홍보연구소 이사. 강정현 기자

하타 조우지 일본 DC형연금조사홍보연구소 이사. 강정현 기자

최근 사회관계망(SNS)에서는 ‘절대퇴사맨(絶対仕事辞めるマン)’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일본 직장인이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이대로 엔저가 계속되면 파이어족은 무리다. 무엇을 위해 21년간 열심히 저축했나 후회된다. 무의미한 삶이었다”는 내용이었다. 절대퇴사맨은 예전부터 ‘파이어족’(조기 은퇴자)이 되기 위해 달걀과 매실장아찌만 먹으며 저축하는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지난해 '절대퇴사맨'이라는 닉네임의 남성이 트위터에 공개한 저녁식사. 이 남성은 절약과 꾸준한 투자로 20년간 약 9억원을 모았다고 한다. 사진 인터넷 캡처

지난해 '절대퇴사맨'이라는 닉네임의 남성이 트위터에 공개한 저녁식사. 이 남성은 절약과 꾸준한 투자로 20년간 약 9억원을 모았다고 한다. 사진 인터넷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