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부부의 로맨틱한 맨발…세종 황톳길서 마주한 풍경 [전국 맨발걷기 지도③]

  • 카드 발행 일시2024.08.06

여름에 무더위를 피해 맨발로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한다. ‘전국 맨발걷기 지도’ 세번째, 강원·충청도 편이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회장 박동창)로부터 추천을 받아 직접 걸었다. 한낮에도 걷을 수 있는 서늘한 숲길, 자연 황톳길을 찾아다녔다.

글 싣는 순서

맨발걷기 지도① 전라권
맨발걷기 지도② 경상권
맨발걷기 지도③ 강원·충청권    
강원 고성·속초·양양, 충청 진천·천안·대전·세종
맨발걷기 지도④ 수도권

강원권, 속초 주봉산 황톳길 

속초 주봉산 황톳길. 김영주 기자

속초 주봉산 황톳길. 김영주 기자

강원 속초 주봉산(337m)은 설악산 울산바위 아래 달마봉(635m)의 자락이 동쪽으로 뻗친 자리에 있으며, 여기서 더 동쪽으로 가면 청대산(230m)이다. 소담한 황톳길이 산 정상부까지 이어져 속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맨발걷기 명소라고 한다. 걷는 내내 쭉쭉 뻗은 금강소나무가 서늘한 그늘을 제공한다. 주봉산은 산세가 봉황(鳳凰)의 형국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제 강점기엔 중왕산(中旺山)으로 불렸다고 한다.

트레일은 주봉산과 청대산(230m)을 가르는 싸리재(160m)에서 시작된다. 싸리재까지 차량 통행이 가능하지만, 마땅한 주차장은 없다. 근방에 세워두면 된다. 주로 아침·저녁에 걷는 사람이 많고, 낮엔 많지 않은 편이다.

숲에 들자마자 사람 작은 오솔길이 시작된다. 폭염을 막아주는 소나무 그늘도 좋지만, 폭 좁은 황톳길이라는 점이 특히 매력 있다. 걷고 있으면 솔향이 솔솔 나고, 날벌레도 많지 않다.

붉은색을 띤 황톳길 옆으로 낙엽 쌓인 숲이 선명하게 대비가 됐다. 김흥재(74)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속초지회장은 “속초에서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매일 이 길을 쓸고 닦는다. 그렇지 않았으면 이렇게 깨끗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감촉도 좋았다. 비가 내린 지 꽤 됐지만, 촉촉한 편이었다. 우거진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바닥이 항상 습기를 머금고 있어서다.

맨발로 걷기 좋은 길은 싸리재에서 시작해 주봉산 정상, 그리고 그 너머 헬기장까지 약 2.5㎞ 이어진다. 왕복하면 5㎞, 2~3시간 걸린다.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고 바닥이 부드러워 맨발걷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리 없이 완주할 수 있다. 걷는 동안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없으며, 세족장 등도 갖춰져 있지 않다. 단, 싸리재 북쪽에 있는 작은 약수터에서 손발을 씻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맨발 길 : 5㎞(왕복) ▶시간 : 2시간 30분  ▶맨발걷기 난이도 : 중간 ▶주차 : 싸리재 

속초 척산온천 황톳길

속초 척산온천 황톳길. 김영주 기자

속초 척산온천 황톳길. 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