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의 금메달 후보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 잔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가 연이은 불운의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개막식 당시 결혼반지를 잃어버린 데이어 이번엔 예선을 이틀 앞두고 응급실에 실려갔다.
탬베리는 5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병원 응급실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의 사진과 함께 “믿을 수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다. 옆구리에 엄청난 통증을 느꼈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서 그는 “응급실로 옮겨져 응급처치와 함께 CT 촬영,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 등을 진행했다. 신장 결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내가 모든 것을 바쳐 준비해 온 경기를 사흘 앞두고 38.8도의 열이 난 상태로 무력하게 침대에 누워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고 썼다.
탬베리는 앞서 파리올림픽 개회식 때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탈리아 선수단을 태운 유람선 위에서 자국 국기를 힘차게 흔들다 결혼반지를 센강 물속에 퐁당 빠뜨렸다.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아내에게 사과했다. 그는 “(반지를 잃어버린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만 같았다”면서 “하지만 정말 결혼반지를 잃어버려야 한다면 파리보다 더 좋은 곳은 상상할 수 없다”고 썼다. 아울러 “당신이 원한다면 당신의 반지도 저 강에 던져 영원히 함께 할 수 있게 하자. 우리가 다시 한 번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좋은 핑계가 생긴 것 같다”며 애교 섞인 요청도 보탰다.
하지만 불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개회식 일정을 마치고 이탈리아로 돌아간 그는 훈련에 매진하다 5일 파리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현지 적응 훈련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런 병마에 발목을 잡혔다.
탬베리는 오는 7일 오후 5시에 시작하는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할 예정이다. 예선 참가자 31명 중 12명 안에 들면 결선 진출권을 얻어 오는 11일 오전 2시에 열리는 결선에 나설 수 있다.
그는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2m37을 뛰어넘어 무타스 에사 바르심(카타르)과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장을 내 바르심과 더불어 우상혁(대한민국), 저본 해리슨(미국), 해미시 커(뉴질랜드) 등과 함께 금메달을 다툰다. 올 시즌 최고 기록은 2m37로 우상혁(2m33)보다 높다.
탬베리는 “큰 꿈을 향한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비행편을 연기하라는 조언을 받았다”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 뿐”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올림픽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면서 “내 상태가 어떻든, 마지막 점프까지 영혼을 바칠 것”이라며 올림픽 2연패에 대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